[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중국 최대 건설사 완커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치열하다. 현 경영진이 사활을 걸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묘수를 내놨지만 전 최대주주가 딴지를 걸고 나섰다.
19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바오넝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맞서고 있는 완커 경영진이 선전지하철을 구원투수로 동원했다.
완커 경영진은 선전지하철그룹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만들어 경영권을 방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전지하철그룹 계열사 첸하이궈지 지분 100%를 사들이고 인수 대금은 신주 발행을 통해 충당한다. 거래 규모는 456억1300만위안(약 8조1000억원)에 달한다. 거래 후 선전지하철그룹은 완커 지분 20.6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반대로 화룬그룹 지분은 15.24%에서 12.1%로, 바오넝그룹 지분은 24.26%에서 19.27%로줄어든다.
왕스 완커그룹 회장. 사진/뉴시스·신화사
우호적인 선전지하철그룹 지분을 크게 늘리는 동시에 바오넝그룹 지분은 줄이는 절묘한 계획이다. 완커는 이번 계획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영진 편이었던 화룬그룹이 반대하고 나섰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화룬그룹 측 이사 3명이 이번 계획에 대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화룬그룹은 바오넝의 M&A 시도전 완커의 최대주주였다. 바오넝이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위해 지분을 24.26%로 늘리면서 2대주주(15.24%)로 밀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룬그룹은 선전지하철그룹이 최대주주가 되면 완커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늘고 레드오션인 선전지역 투자가 늘어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한다.
선전지하철을 위한 신주 발행 계획은 찬성 7표로 이사회는 통과했다. 앞으로 주주총회만 통과하면 된다.
화룬그룹은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선전지하철그룹을 위한 신주 발행 계획에 반대표를 던질 계획이다.화룬그룹과 바오넝그룹이 함께 반대표를 던진다면 총 반대표가 40%를 넘어 선전지하철그룹의 백기사 역할은 실패할 수 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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