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감염병 확산 방지 위해 로밍 데이터 공유"
UNGC 리더스 서밋 2016 연설
2016-06-24 08:01:07 2016-06-24 08:01:07
[뉴욕(미국)=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황창규 KT(030200) 회장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세계 800여개 통신사업자에 로밍 데이터 공유를 제안했다.
 
황 회장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열린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리더스 서밋 2016에서 '한계가 없는 세상을 열자'를 주제로 연설을 했다. 황 회장은 "전염병 확산 경로 파악을 위한 빅데이터 이니셔티브를 제안한다"며 "여행 패턴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모으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전세계 전염병의 확산 경로를 추적하고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황 회장은 ▲전세계 800여개 통신사업자의 로밍 데이터 공유 ▲통신사업자들이 로밍 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의 국경을 초월한 지원 ▲각국 정부와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유엔의 구심점 역할 등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KT는 로밍 데이터, 전염병 예방을 위한 빅데이터 솔루션, 그동안의 성공 경험을 기꺼이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열린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리더스 서밋 2016에서 '한계가 없는 세상을 열자'를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KT
 
실제 KT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해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기여한 경험이 있다. 이날 연설에서도 황 회장은 KT의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KT는 지난해 정부와 협력해 AI 확산경로를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그 결과 가축수송, 사료운반 차량의 이동경로와 AI 확산경로가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I 확산이 조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차량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황 회장은 "AI 확산경로를 예측하고 차단해 연간 18억달러의 손실을 막았다"며 "이 솔루션은 구제역 같은 다른 가축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KT는 미래창조과학부, 질병관리본부 등과 함께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차단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해외에서 유행하는 감염병의 국내 유입 최소화를 목표로 한다. 기존 검역시스템은 여행자가 국내로 들어올 때 최종 출발한 국가만 확인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새로운 시스템은 여행자가 방문한 모든 국가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귀국자로 인한 해외 유행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줄이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공항 방역절차의 표준 제정을 위해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시스템과 정보통신기술(ICT)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국의 상황에 맞춰 활용한 수 있는 방안과 프로세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 회장은 "UNGC에서 제안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빅데이터 공동과제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시대에서 통신사업자는 막대한 빅데이터와 ICT 융합 솔루션을 바탕으로 인류가 편리하면서도 편안하고, 안전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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