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경쟁에서 비주류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비주류측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부겸·박영선 의원이 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주류 진영에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이종걸 의원이 유일하다. 그간 꾸준히 당권 도전 의지를 내비쳐온 이 의원은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김부겸·박영선 의원이 불출마할 경우 내가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후보단일화에 적극적이었던 이 의원은 비주류의 ‘세 규합’을 당 대표 출마의 관건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비주류의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김부겸·박영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만큼 이 의원의 비주류 세 규합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 의원은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 세력과 경쟁할 수 있는 비주류 후보라는 점을 앞세워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의원은 향후 며칠간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26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 당의 외연을 높이라는 주변의 주문이 이 의원에게 많이 있다”며 “이달말까지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차기 대권에서 유력한 후보로 나올 것으로 점쳐지는 문재인 전 대표와의 협력 여부가 중요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이 의원은 원내대표 때 (문 전 대표와의 관계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비주류 측의 지지를 기대하는 범주류 후보들의 출마도 관심사다. 김진표, 신경민 의원 등이 해당된다. 이들은 현재 출마 여부를 고심 중에 있다.
두 의원은 당 대표 선거 본선에 나설 수 있는 후보가 최대 3명이기 때문에 막판 역전승을 기대하고 있다. 범주류 후보 3명이 동시에 나설 경우 김 의원과 신 의원이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에 비해 비주류와의 접촉면을 넓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류 측의 일부 표심과 비주류 측의 단일화된 표심을 얻을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자신의 정치적 중량감을 높이는 지렛대로 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김 의원은 차기 경기도지사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측면에서, 신 의원은 향후 3선 고지를 밟는데 본인의 인지도를 높일 전략적 판단에서 출마를 고심 중이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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