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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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117930)에 대한 긴급 지원으로 신용등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1조원가량의 유동성 문제도 추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한진해운을 집어삼키며 종합물류회사로서의 도약을 꿈꿨지만 이는 곧 그룹 전체를 뒤흔드는 재앙이 됐다.
한진이 최근 한진해운의 아시아 역내 일부 노선 영업권을 인수했다. 한진해운에 대한 조양호 회장 및 그룹 차원의 추가지원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8일 한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등급 감시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등급은 'A-'를 유지했다.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이 이뤄진다면 한진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은 크다. 이는 한진의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진은 지난 24일 한진해운으로부터 아시아 역내 일부노선 영업권을 621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한진은 이를 사들이기 위해 서울고속터미널 지분 16.67%를 매각해 1658억원의 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용선료 등을 연체하며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진해운에 긴급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번 아시아 노선 영업권 인수안은 한진해운의 자구계획안에 담기지 않은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신평은 한진의 이번 결정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신용위험이 상승한 한진해운에 대한 실질적인 추가지원이 확인되면서, 향후 지원 부담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인수한 영업으로부터 발생하는 장래의 수익도 해운업황에 의존적이라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한진이 이번에 인수한 영업권의 대상항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중국 등 총 8개 항로다. 최근 아시아 내 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경쟁심화로 운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익성에 대해서도 업계 내에서는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한진 측은 해운 물류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진은 또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부채비율을 낮추게 됐고, 장기적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현재 한진의 부채비율은 141%로, 지분 매각 후 1000여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 부채비율은 120%로 낮아진다. 한진 관계자는 "종전에 해운사업을 영위하고 있었고, 이번에 한진해운의 아시아 영업권을 사들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부채비율이 낮지 않은 편인데, 유입된 현금으로 이마저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의 평가는 다르다. 관계자는 "한진의 대체자금 조달원이라 할 수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 대금의 일부를 한진해운에 지원함에 따라 한진의 재무융통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한진은 이미 지난해 5월과 11월 한진해운이 보유한 평택컨테이너터미널 지분과 한진해운신항만 지분을 각각 145억원, 1355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한편 한진해운은 현재 1조원가량의 유동성이 절실하다. 최근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 지원은 없다고 밝히면서 조양호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아졌다. 그룹의 주력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800%가 넘는 상황에서 해운에 대한 추가지원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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