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농협중앙회장 부정 선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오는 30일 김병원(63)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이날 오전 10시 위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김 회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나주남평농협 13대~15대 조합장을 역임했던 김 회장은 지난 1월12일 농협중앙회장 결선 투표에서 총 290표 중 163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 회장은 민선 이후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농협중앙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당선된 지 5개월여 만에 검찰에 출석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7일 김 회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불법 선거운동에 관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22일 김 회장의 당선을 위한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받았던 최덕규(66) 합천가야농협조합장을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최 조합장은 결선 투표 직전 자신에게 우호적인 대의원 107명에게 3회에 걸쳐 김 회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투표장 안을 돌면서 김 회장의 지지를 호소한 혐의다.
또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국 대의원 조합장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등 사전 선거운동한 혐의와 그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농협중앙회 임직원 지위를 이용해 전국 대의원 명부를 입수한 후 경남 지역 조합장을 동원해 선거운동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조합장은 선거 당일 기호 2번으로 출마한 1차 투표에서 총 6명의 후보 중 3위를 차지해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고, 이후 김 회장을 지지하는 행위 등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일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다음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최 조합장과 공모한 것으로 조사된 전 농협부산경남유통 대표 이모(61)씨를 이달 16일, 최 조합장의 측근 김모(57)씨를 지난달 25일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최 조합장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으나,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기각된 오모(54) 청학농협조합장과 최모(55) 농협대학교 교수도 보강 조사 후 기소할 방침이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농협중앙회장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김병원 회장의 집무실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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