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길 열린 박태환…커지는 체육계 '책임론'
2016-07-03 13:53:32 2016-07-03 13:53:32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대한체육회 규정에 막혀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박태환에 대해 법원이 출전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체육계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염기창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일 박태환이 지난달 신청한 '국가대표 선발규정 결격 사유 부존재 확인 가처분 신청' 판결문에서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의 수영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5조 제6호에 의한 결격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리우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지위가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고 인정했다.
 
박태환의 법률대리인인 임성우 변호사는 박태환이 국내 법원에서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은 만큼 오는 8월 열리는 리우올림픽 출전에는 문제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대한체육회는 국재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단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과거 CAS가 박태환과 비슷한 사례에서 선수의 손을 들어준 경우가 있어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길이 사실상 열렸다는 게 체육계의 판단이다. 박태환은 지난 4월26일에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부당하다는 것을 호소하는 중재 요청서를 CAS에 제출하고 이번 사안을 대비해왔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체육계의 '책임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간 불분명한 행보를 자초해 박태환의 올림픽 준비를 막았다는 주장이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지지해 온 한 체육계 인사는 "결국 이중징계가 맞는 사안을 체육회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빙 둘러온 것이지 않느냐"면서 "체육회나 문체부 모두 이런 불필요한 일을 벌인 것에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반대해 온 인사는 "스포츠의 공정성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규정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것에 무게를 둔 것이다. 아직 CAS 재판도 남아 있으니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박태환이 올림픽에 나가든 안 나가든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 스포츠가 한 발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에 참가해 남자 자유형 100m·200m·400m·1500m에서 모두 국제수영연맹(FINA)의 A기준 기록을 충족했다. 국가대표 자격은 이미 따놓은 상태다. 대한체육회의 '금지약물 복용 이후 3년간은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규정만 없어진다면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올림픽 최종 명단 마감 시한은 오는 18일이다.
 
한편 박태환은 지난 2일 열린 '2016 호주 수영 그랑프리대회' 마지막 날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4위(1분50초10)를 기록했다. 전날 400m에서는 3위(3분49초18)에 올랐으며 100m에서는 9위(51초29)에 머물렀다. 박태환은 이달 중순 귀국한 뒤 미국으로 떠나 올림픽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박태환.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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