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착한 믿음을 실천하는 코웨이가 되겠습니다.”
코웨이 홈페이지를 찾는 소비자들이 접하는 김동현 대표이사의 인사말이다.
코웨이는 2007년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고, 이후 2년 주기로 실시되는 재평가를 5회 연속 통과했다. 지난달 30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15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는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 최우수 명예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코웨이의 모습에 소비자들은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그 덕에 최근 수년간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파워 1위, 판매량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483만 계정이라는 사상 최대의 렌탈 판매량을 기반으로 1989년 설립 이래 사상 최대 매출액(2조3152억원)과 영업이익(4633억원)을 기록했다.
코웨이는 홈페이지에서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가장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진심을 집요하게 지켜왔기에 따라온 결과”라고 말한다.
그러한 ‘믿음’과 ‘진심’이 지금 거세게 의심받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해 7월 자사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유해물질인 니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소비자들에게 이 사실을 해당고객 및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품질보다 은폐에 대한 비난이 봇물처럼 터졌다.
실수나 잘못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만회하느냐다. 코웨이는 '착한 믿음'이 아닌 '잘못된 은폐'를 시도했고, 소비자들은 그간의 신뢰를 거두려 하고 있다. 시장의 냉정함은 고공행진하던 코웨이를 코너로 몰아넣었다.
코웨이는 그제야 사과문을 게재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극소량이니 인체에 무해하다', '이미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는 해명을 곁들였다. 사과의 진정성은 그렇게 퇴색됐다. 더욱이 그 조치라는 것도 직원이 점검을 나와 소비자에게 해당 내용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부품을 교체하는 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은 경악, 그 자체다.
최근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통해 알려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도 피부로 접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호흡기로 흡입할 경우 치명적인 물질로 돌변한다. 중금속이며 발암물질인 니켈의 인체 유·무해성을 일개 기업이 쉽게 판단하고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위험한 기업'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논어에 ‘무신불립’(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라는 말이 있다. 코웨이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웨이를 향한 소비자들의 굳은 믿음이 있었다. 그러한 믿음이 흔들리는 지금, 코웨이가 할 일은 분노한 소비자들을 향해 그간의 일을 솔직히 밝히고 용서를 비는 길 뿐이다. 정직이 최고의 정책이다. 코웨이가 새겨들어야 할 충고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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