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이어 영국의 54번째 총리가 될 사람으로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현지 주요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쟁자였던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선 포기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올해 59세의 메이 장관은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만의 여성 총리가 될 전망이다.
영국에서는 총리 승계의 특별한 규정이 없다. 캐머런 현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방문해 퇴임 의사를 알리면 여왕이 새 총리를 초청하게 된다.
BBC방송 등은 메이가 수일 내 신임 총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의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된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 사진/뉴시스·AP
메이가 총리 업무를 시작하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 장관은 레드섬 차관의 경선 포기 한 시간 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이끌겠다고 다시 한번 선언했다.
브렉시트 투표 전 '잔류' 진영에 섰던 메이 장관은 "영국은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국민을 이끌 강하고 증명된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EU와의 탈퇴 협상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고 세계에서 새로운 역할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탈퇴'파를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도 메이가 보수당과 영국을 통합시킬 권위와 지도력이 있다며 권력 승계를 즉시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은 지난달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캐머런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자 새로운 대표를 뽑기 위한 경선을 시작했다.
지난 7일 경선 2차 투표에서 메이 장관이 199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레드섬 차관은 86표에 그쳤다.
레드섬 차관은 이후 자신은 아이가 3명이나 있지만 메이 장관은 한 명도 없다며 모성애를 강조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아이가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총리가 될 수 있다"는 레드섬 차관의 말이 메이 장관에 대한 인신 공격이라는 비난이 일면서 후보 사퇴 압력을 받았다.
메이 장관은 영국 남부 출신으로 명문 옥스포드대학교에서 지리학을 전공했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시작해 금융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았으며 1997년 런던 서부 버크셔의 한 선거구에서 당선돼 하원에 입성했다.
하원에서는 교육, 교통, 문화·미디어, 고용·연금담당과 원내총무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0년부터 최장수 내무장관으로 재임하고 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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