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검찰 특임검사팀이 넥슨 주식 매매로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49) 검사장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본격적인 수사를 위해 특임검사를 지명한지 8일, 진 검사장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48) NXC 회장이 소환된지 하루 만이다.
이금로 특임검사 수사팀은 이날 진 검사장을 상대로 김 회장에게 주식 매입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았는지, 그 대가로 특혜를 제공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진 검사장은 지난 2005년 6월 김상헌(53)
NAVER(035420) 대표, 박성준(49) 전 NXC 감사와 함께 넥슨으로부터 각각 4억2500만원을 송금받아 넥슨 수식 1만주씩을 매입하는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다.
이후 2006년 11월 김 회장으로부터 비상장 넥슨재팬 주식을 증자받아 배당금 또는 상장 후 매각 대금 등으로 지금까지 총 120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진 검사장은 3월25일 '2016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이 공개되면서 문제가 불거지자 넥슨 주식을 자신의 돈으로 매입했다고 주장하다 처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명하는 등 말을 바꿔 왔다.
지난 13일 김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자 수사팀에 제출한 자수서에서 진 검사장은 주식 매입 의혹을 일부 인정하면서 김 회장으로부터 무상으로 자금을 받았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진 검사장은 넥슨 측으로부터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와 벤츠를 제공받고, 처남이 운영하는 업체가 일감을 수주받도록 한 대기업의 감사를 무마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진 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입장을 바꿔 의혹을 시인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다가 김 회장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수서를 낸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이미 자수서를 냈고, 오늘 조사 과정에서 사실대로 모두 밝히겠다"고 말했고, 고위공직자로서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는 "거듭 죄송하다"고 대답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수사팀은 지난 12일 진 검사장의 자택과 김 대표의 자택·회사 사무실, 진 검사장의 처남이 소유한 청소업체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으며, 소환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에 대한 신병 처리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앞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4월12일 특정경제범죄법상 뇌물 혐의로 진 검사장을 고발한 것에 이어 같은 달 28일 뇌물공여 혐의로, 이달 11일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사기 등 혐의로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4월1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에 배당해 참고인 조사 등 수사를 진행하다가 이달 6일 이금로 특임검사의 지휘 아래 형사3부(부장 최성환)를 주축으로 구성한 수사팀 체제로 전환했다.
진경준 검사장이 '주식 대박' 의혹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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