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20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4건의 단통법 개정안이 쏟아져 나왔지만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부와 이동통신업계가 단통법에 손을 대는 것에 부정적이지만 키를 쥐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소속 의원 중 대다수가 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수술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단통법 전면 수정은 수순이다.
14일 국회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지원금 상한제 폐지와 유통망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단통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처음 나온 단통법 관련 개정안이다. 앞서 진행된 미방위 업무보고 분위기를 감안하면 비슷한 내용을 담은 단통법 개정안은 이후에도 줄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영준 기자
국회가 단통법 개정안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정부와 이동통신업계는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정부는 단통법 시행 이후 긍정적인 성과를 충분히 거뒀다고 판단해 단통법의 기본 틀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됐던 지원금 상한제 폐지는 고려하지 않을 방침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현 단계에서는 시장이 안정화돼 있어 지원금 상한에 대해 별도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내부에서는 국회가 움직여 단통법 개정안을 통해 지원금 상한제을 손본다면 따르겠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단통법에 손을 대지는 않겠지만 국회가 직접 나서 법을 개정한다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19대 국회에서도 단통법 개정안이 논의만 진행되고 결국 자동 폐기된 것을 감안하면 20대 국회에서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업계 역시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단통법 개정안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해서 지원금이 생각처럼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소비자들의 기대치만 높여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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