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검찰 부패범죄 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대우조선해양 비리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상태(66) 전 사장을 18일 오전 구속 기소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억가량의 뒷돈을 받은 배임수재 혐의와 회삿돈 약 5억원을 빼돌린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전 사장은 대학동창 정준택(65·구속 기소) 휴맥스해운항공 회장에게 자항1·2호선(자항선·스스로 항해하는 바지선) 용선업체로 선정되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일감을 몰아 준 뒤 정 회장 업체의 주식을 차명으로 취득해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대우조선이 부산국제물류(BIDC)를 인수하자 남 전 사장은 정 회장이 이 회사 지분 10%를 인수하게 해준 뒤 대우조선 일감을 BIDC에 몰아주기도 했다.
BIDC는 2009년 22억 적자에서 2010년 41억, 2011년 65억 흑자를 기록하며 우량 자회사로 컸다. 남 전 사장은 BIDC에 직접 지분을 투자해 배당금으로 3년 동안 2억7000만원을 받았다.
남 전 사장은 2014년 3월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정 회장에게서 사무실 보증금을 포함해 직원 급여와 인테리어 비용 등 2억2000만원을 지원받았다.
남 전 사장은 2008년 4월에는 부하 직원에게 지시해 대우조선 런던·오슬로 지사에서 보관 중인 비자금 4억7800여만원을 정 회장에게 송금해 싱가포르에 있는 정 회장의 자회사 50만주를 차명으로 취득했다. 4년 동안 챙긴 배당금은 3억원이다.
잠수함 수출 계약과 관련해 뒷돈 5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남 전 사장은 2011년 9월쯤 대우조선이 인도네시아에 잠수함 3척을 1조2000억원가량에 수출하는 계약에서 "내가 아는 인도네시아 브로커가 대우조선 (공식) 중개인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최모씨 청탁을 받고 2회에 걸쳐 5억 상당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 전 사장은 2011년 1월 고교동창 A씨에게서 BIDC 관련 육상운송 하청업체 지정 청탁을 받은 뒤에는 물량 공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남 전 사장은 2014년 퇴임 후 운전기사 급여 3000여만원을 제공받기도 했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번 기소는 남 전 사장에 대한 1차 기소다. 추가 기소할 것"이라며 "대우조선이 진정하고 제기한 오만 해상호텔과 당산동 신축 사옥 관련 배임 혐의와 회계사기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비리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인 남상태 전 사장이 지난달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사진/뉴스1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