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037560) 인수합병(M&A)을 최종적으로 불허하면서 방송통신시장에 몰고올 파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약 7개월 이상 진통 끝에 나온 공정위의 심사 결과는 M&A 당사자는 물론 케이블TV업계 전반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소송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양사 모두 행정소송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공정위를 상대로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18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J헬로비전의 상황이 가장 난처해졌다. SK텔레콤으로의 M&A를 준비하느라 그동안 영업활동과 신규투자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경영정보가 SK텔레콤에 넘어가면서 새로운 고민거리로 작용하게 됐다. 여기다 고용불안에 떨며 혼란을 겪었던 직원들도 달래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M&A 과정이 7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기업 경영활동에 큰 차질을 거듭해 왔다"며 "현재로서는 내부 안정을 최우선으로 경영정상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열린 'SK브로드밴드,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 기자설명회에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M&A 주체인 SK텔레콤은 미디어 플랫폼 전략을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M&A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려 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M&A가 성사되면 합병법인에 향후 5년간 5조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자를 통해 SK텔레콤은 생산유발 효과 약 7조5000억원, 고용유발 효과 4만8000여명을 기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OTT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경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고, 국내 시장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해 국내 미디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M&A를 내심 반기던 케이블TV업계에는 생존을 위한 탈출구 모색이 시급해졌다. 성장정체에 빠진 케이블TV업계는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M&A 매물로 나오면서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가 성공하면 다음 차례로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기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정위의 M&A 불허 결정에 이같은 희망은 사라지게 됐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케이블TV업계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공정위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이동통신사의 케이블TV업체 M&A를 포함해 케이블TV업체끼리의 M&A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료방송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당분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M&A 불허 결정으로 미래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사라졌다. 미래부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으로 기업결합이 불가능해 졌다"며 "미래부의 절차를 계속 진행할 실익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불허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미래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며 "이같은 결정이 시장에 어느 정도 알려진 순간부터라도 미래부가 유료방송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대안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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