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연 제작계약 불이행' 남궁연, 7억5천만원 지급하라"
"계약 기간 10일 남은 시점까지 공연 단 한 건도 제작 안 해"
2016-07-25 11:50:53 2016-07-25 11:50:53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국내 유명 드러머 남궁연(49)씨가 '1년간 최소 10회 공연 제작' 계약을 맺은 후 단 한 건도 지키지 않다가 공연기획사에 수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재판장 김종원)는 A공연기획사가 남궁씨를 상대로 낸 투자금 반환 등 청구소송에서 "남궁씨는 7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A사는 지난 2014년 6월 남궁씨와 '7월7일부터 이듬해 7월6일까지 최소 10회 공연'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투자금의 2배에 달하는 위약벌과 총 사업비의 2배 수준인 위약금 조항도 담겼다. 이에 따라 A사는 남궁씨에게 제작비 5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그해 말까지 공연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A사는 남궁씨에게 공연 진행 상황을 문서로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대관 내역이나 공연 홍보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오히려 남궁씨는 A사가 빌려간 1억2000여만원을 먼저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A사는 남궁씨 외 별도의 공연을 준비하던 중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남궁씨에게 지급했던 투자금 중 일부인 해당 자금을 빌렸던 것이다. 하지만 A사는 변제기일을 미뤄왔다.
 
그 후로도 A사와 남궁씨는 계약 이행 및 차용금 상환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A사는 지난해 6월 "계약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지체돼  투자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또 계약상 투자금과 위약벌·위약금 중 일부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남궁씨는 "A사의 차용금 미상환으로 인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라며 맞섰다.
 
재판부는 "남궁씨가 계약 기간이 불과 10일 남은 시점까지 단 한 건의 공연도 제작하지 않았다"며 "공연장을 대관했다거나 출연진을 섭외하는 등 공연 제작과 관련한 최소한의 준비를 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A사 손을 들어줬다.
 
또 "투자금에서 차용금을 제외하더라도 3억7000여만원이 남는 반면 계약상에는 공연 1회당 예산을 5000만원으로 정하고 있다"며 "A사가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계약 불이행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계약서에는 투자금의 2배에 달하는 위약벌도 규정하고 있어 위약금으로서도 총 사업비의 2배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과다하다"며 위약금을 종전 계약의 5분의 1 수준으로 감액하는 한편 A씨가 청구한 위약벌·위약금의 기산일도 변경했다.
 
스마트 시대의 문화소비’라는 주제로 문화소통포럼 CCF (Culture Communication Forum) 2015 토론회가 지난해 9월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코스모스룸에서 열린 가운데 남궁연 크리에이티브디렉터 겸 드러머가 토론회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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