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폐차 지원책 '감감 무소식'…완성차업체 '답답한 심정'
계획보다 늦은 시행에 속앓이, 하반기 주요 호재 "포기 못해"
2016-08-09 16:33:11 2016-08-09 18:14:42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일환으로 제시한 노후 경유차 지원책에 발맞춰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던 완성차업계가 늦어지는 정책 시행에 답답해 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개소세 감면 조치 종료로 ‘판매 절벽’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까지 지연되면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혜택과 자체 할인을 더해 내수 판매에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하고 있던터라 맥이 빠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28일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일환으로 제시된 노후 경유차 지원책이 발표 한달이 넘었지만 시행 일정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승용차에 붙는 개별소비세 인하를 위해 법안 개정까지 필요한 상황인만큼 3분기 내 시행은 사실상 어려워 업체들은 실망하는 분위기다.
 
노후 경유차 지원 정책은 당초 하반기 국내 완성차 판매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됐었다상반기 내내 지속되며 완성차 내수 판매 신장을 이끌었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효과가 소멸된 직후인 지난달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 내수 판매는 121144대에 그치며 161062대를 판매한 6월 대비 24.7%나 줄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10.6% 감소한 수치다
 
때문에 개소세 인하 혜택 만큼의 효과는 아니더라도 교체 시기에 이른 경유차 수요 촉진 효과에 따른 신차 판매 증가는 분명 업계에서도 반색할만한 요소였다.
 
노후 경유차 지원책은 구매한지 10년이 지난 경유차를 폐차하고 연말까지 신차를 구입하면 차량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70% 인하(100만원 한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폐차후 승용차가 아닌 승합차 또는 화물차를 구입하면 취득세를 감면해준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이번 지원정책으로 인한 내수 순증 효과를 불과 3만대 남짓으로 전망하긴 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하반기 국내 시장상황에선 이 마저도 아쉬운 양이다.
 
이에 업계는 정부 지원책 시행 시기에 맞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소 맥이 빠지긴 했지만 업계 입장에서 마냥 포기하기에는 하반기 내수시장 몇 안되는 호재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는 노후 경유차 지원책으로 인한 하반기 내수시장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기아차 니로, 르노삼성 SM6, 쌍용차 티볼리 에어. 사진/각 사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17일 정부 노후 경유차 개소세 인하 정책 시행 시점에 맞춰 신차 교체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10년 이상 경유차량을 폐차하고 자사 차량을 구입할 때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120만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차량별 지원 금액으로는 기아차(000270) 모닝, 레이, 니로 등 소형 모델이 30만원, 현대차(005380) 엑센트, 아반떼, i30, 쏘나타, 투싼 등과 기아차 프라이드, K3, 쏘울, 스포티지, 카렌스 등이 50만원이다비교적 차급이 큰 그랜저와 아슬란, 제네시스DH(G80 포함), K7, K9, 쏘렌토 등은 70만원을 지원한다.
 
노후 경유차 교체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용차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친환경차의 경우 지원금은 더욱 커진다. 포터와 스타렉스, 봉고(1, 1.2)는 100만원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쏘나타·그랜저·K5·K7 하이브리드는 120만원이 지원된다.
 
르노삼성과 쌍용차(003620)는 정부의 친환경 소비촉진 개소세 70% 면세에 나머지 30%를 자체적으로 부담해 실질적으로 개소세 완전 면제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를 통해 르노삼성은 SM6에 최소 103~139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플래그십 차급인 SM7은 최대 149만원까지 가격 인하 효과를 볼수 있으며, SM5QM3 역시 각각 93만원, 90만원의 혜택이 주어진다쌍용차 역시 지원책 시행에 따라 차종별로 최대 70만원까지 지원하는 노후차 교체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7월 시행이 예상됐던 정부 지원책과 업체별로 준비한 추가 프로모션이 충분한 시너지를 발휘했다면 지난달 판매감소가 두자리까지 떨어지지 않았을텐데 답답한 심정이다""하지만 연내 시행이 확실해 보이는만큼 남은기간 최대한 지원책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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