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전세계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애플과 관련해 헤지펀드 큰 손들의 투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의 애플 매장. 사진/뉴시스·AP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헤서웨이는 애플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했다. 버크셔헤서웨이는 공시를 통해 지난 2분기 애플의 주식 542만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존의 981만주에서 무려 55%나 지분을 늘린 것이다. 이로써 2분기 말 기준으로 버크셔헤서웨이는 애플 주식을 총 1520만주 보유하게 됐다. 이는 약 14억6000만달러 규모다.
지난 5월에도 버크셔헤서웨이는 1분기에 애플 주식을 10억달러 사들였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당시 기대감에 애플의 주가는 하루 만에 3.7% 급등했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이 버핏의 주도 하에 나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매수 규모가 큰 것을 감안했을 때 버핏의 결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는 버핏이 애플의 주가가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짐 샤나한 에드워드존스 전략가는 “현재 애플의 주가가 예전보다 저렴해 매력적으로 보이고 올해 말 추가로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버핏이 애플의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버핏은 한번 주식을 매수하면 거의 팔지 않고, 판다고 해도 긴 기간 동안 팔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 투자 매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먼스터 파이퍼제프레이 전략가 역시 애플에 대해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먼스터 전략가는 내년에는 아이폰을 교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매출이 1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목표 주가 역시 151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에서 50달러 정도 추가 상승 여력을 본 것이다.
그러나 CNBC등 주요 외신들은 애플의 주가와 관련해 비관론이 더욱 우세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헤지펀드 큰손들은 버핏과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지 소로스와 데이비드 아인혼은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애플 주식을 매수했으나 2분기부터 대규모 매도 모드에 들어섰다. 특히 소로스가 운영하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의 경우 보유했던 애플의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아인혼이 이끄는 그린라이트캐피털 역시 지난 1분기에는 애플 주식을 193만주 사들여 총 821만주 가지고 있었으나 2분기에 17%를 처분했다.
이는 최근들어 2개 분기 연속 애플의 실적에서 매출이 감소하는 등 성장 동력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 증가율은 2개 분기 연속 둔화됐고 매출 역시 감소하고 있다. 2분기 애플의 주가는 12% 하락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새로운 아이폰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9~10월까지 애플의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버핏이 애플 주식을 샀으니 투자자들도 이에 따라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버트 도멘 도멘캐피탈리서치 창립자는 "애플 실적 둔화가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애플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장님과 벙어리, 또 바보와도 같은 행동이다"라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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