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국내 중소 게임업체부터 대기업까지 자사가 출시한 게임의 흥행 성패에 따라 인력이 감축되는 등 구조조정 칼발람이 불고 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게임이 흥행하지 못하면서 인력 감축되거나 부서가 폐지되는 곳이 있는 반면 해외를 중심으로 인기가 늘어나고 있는 게임을 운영하는 게임사는 오히려 조직을 키우면서 인력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의 성패가 광고와 마케팅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자본력이 떨어지면 광고를 못하게 되고 유입자가 줄어 들어 수명이 짧아지는 현상이 뚜렷해 지고 있다. 특히 중소게임업체의 경우 흥행 실패가 즉각적인 조직 개편으로 반영돼 부서를 없애는 등 불안한 조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게임과 플랫폼 사업을 전담했던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최근 조직 개편과 함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지난해 450여명이었던 직원 수는 올해 8월 기준 360여명으로 약 20% 가량 감소했다고 사측은 전했다. 지난 6월 이동훈 메가포트 대표는 취임 11개월만에 사임했다. 메가포트의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 모바일 개발 스튜디오 4곳 중 1곳은 인력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15'에서 관람객들이 게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플랫폼 '스토브'는 두각을 보이지 못하면서 스마일게이트그룹의 계륵 같은 존재가 됐다. 스토브가 탑재된 모바일 게임들의 성과가 부진한 데다, 스토브의 핵심 전략 및 방향이 수시로 바뀌며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사업에서는 이렇다 할만한 히트작 하나가 없다. 올 들어 온라인 게임도 줄줄이 종료하고 있다. 지난 2월 'MVP 베이스볼 온라인'을 접었고 이달 27일에는 골프 게임 '팡야'를 종료한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지난해 매출 390억원, 영업손실 32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지난 1일 플랫폼 사업을 위한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스토브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과 양동기 그룹 부사장이 직접 이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을 대폭 축소하고 신작 모바일 게임도 사실상 올스톱 상태라서 내년 라인업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2013~2014년 모바일게임 히트작 '윈드러너', '아틀란스토리', '에브리타운' 등을 내세우면서 1600명 규모의 조직이었지만, 이후 후속작들의 제대로 히트하지 못하고 부진한 성과를 내자 대규모 감원이 이뤄졌다. 지난해 3월에는 1066명까지 인원이 줄어들었고, 올해 2월에는 대규묘 조직개편을 통해, 모든 개발인력을 신규 자회사로 이전시켜 본사는 관리 인력만 남게됐다. 신설된 법인은 위메이드넥스트, 이보게임즈, 위메이드플러스 등으로 개발스튜디오 형태고 30명~60명 규모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변화로 본사 직원은 상반기 기준 162명으로 재편됐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 1266억원, 영업손실 117억원을 기록하면서 인원을 감축하는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관호 의장에게는 5억9900만원의 급여와 상여 9억9000만원을 지급했다. 회사의 PC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열혈전기' 중국에서 성과를 얻어 해외 매출이 증가한 것에 대한 성과급 명목이었다. 이를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내외부에서 흘러나왔다.
모바일게임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한빛소프트도 모바일게임 개발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 모바일게임 '세계정복2'을 담당하는 20여명의 조직은 현재 인력이 5~6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정복2' 서비스 유지 인력만 남겨놓은 것이다. '세계정복2'는 지난 4월 회사가 출시한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이날 기준 구글 게임 앱 매출 순위권 밖(500위 밖)에 머물러 있다.
반면 올 상반기 매출 4814억원, 영업이익 16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 이 성장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보다 이번 6월 기준 인력수가 늘었다. 지난해말 기준 2300명이었던 것에 비해 올 6월 2538명으로 238명이 늘었나면서 '리니지' 게임 IP를 활용해 수익원을 창출하는 등 활기를 띄면서 조직이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야심차게 신작을 출시하고, 대규모 마케팅을 동반해도 매출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하면 망하는 분위기다"며 "대기업의 경우는 그나마 환경이 좀 좋지만 중소기업은 한빛소프트처럼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경우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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