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조선·해운업 분야의 구조조정 여파로 조선소 밀집지역인 울산·경남 지역의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소매판매·서비스업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으며 고용시장은 꽁꽁 얼어붙고 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고용률은 울산이 58.7%, 경남이 60.2%로 1년 전보다 각각 0.3%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7월에는 경남과 울산의 실업률이 전국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고용한파가 불어 닥친 영향이다. 7월 전체실업률이 3.6%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지만 울산지역은 전년동월대비 1.2%포인트 상승한 3.9%를 기록해 전국 16개 시·도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경남지역의 실업률도 3.9%로 같은 수치를 보였다.
고용률이 떨어지면서 울산, 경남 지역의 서비스업, 소매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2분기 울산지역의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6% 증가하는데 그치며 전국 평균인 3.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 1분기 2.2% 성장한 것에 비해서도 주춤세를 보였다.
선박 수주가 줄면서 전문·과학·기술 분야 서비스업 생산이 1년 전보다 6.1% 감소해 타격을 입었다. 비파괴검사 등을 포함한 건축기술 및 엔지니어링 일감이 떨어지면서 생산이 10.0%나 감소한 영향이다.
경기 악화에 따라 부동산매매거래가 줄면서 임대업도 위축됐다. 울산지역의 2분기 주택매매거래는 37.6%가 감소했고, 오피스 공실률도 작년 2분기 15.3%에서 올해 24.2%까지 올라섰다. 이에 부동산·임대분야 서비스업생산은 1년 전보다 5.6% 줄어들었다.
울산의 소매판매도 전국 평균인 6.0%에 크게 못 미치는 2.7% 증가에 그쳤다. 특히 백화점·대형마트의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떨어져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경남지역의 경우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동기보다 3.0% 늘면서 1분기 2.6%보다는 소폭 올랐다. 하지만 선박수주가 줄면서 관련 전문·과학·기술업종의 생산이 8.6% 줄었고, 경기 위축 여파로 숙박·음식점(-2.2%), 부동산·임대(-0.8%)도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울산 경남 등 조선업 밀집지역의 고용은 중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소비에서는 소매판매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선업 밀집지역 중심으로 내수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주도는 나홀로 호황을 계속하며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제주도의 생산, 소비, 고용 등 각종 경제 지표가 호조를 나타냈다.
올 2분기 제주도의 전년 동기 대비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17.2%,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8.7%를 기록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높았다.
소비와 고용 지표 등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2분기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13.2%, 취업자수 증가율은 6.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같은 경기호조에 유입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2분기 제주 지역의 인구 순유입은 43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주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은 작년 4분기 3700명, 올 1분기 4200명, 2분기 4300명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주 지역은 꾸준히 관광객이 늘고 있고 지역 건설 경기도 좋아 서비스업과 소비 등의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지역은 광공업 생산(9.5%)·서비스업 생산(4.3%), 소매판매(6.5%)는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수출(-0.4%)은 감소로 전환됐다. 서울 인구는 올 2분기 3만4680명 줄었다. 서울 인구는 2009년 2월 2300여명 순유입을 기록한 이후 7년 넘도록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해운업 분야의 구조조정 여파로 조선소 밀집지역인 울산·경남 지역의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사진/뉴스1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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