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적극적으로 신규노선 취항에 나선 국내 저가항공(LCC) 업계가 도입 초기 높은 평균 탑승률에 미소 짓고있다. 성수기와 맞물려 초반 상승세를 탄 각 항공사들의 노선 추가 등 공격적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과 진에어 등이 최근 취항한 신규 노선 첫달 평균 탑승률이 당초 예상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비스 도입 초기 인지도 부족과 각 노선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를 비롯해 지난달 인천~나리타·타키나발루·나리타 등 3개 동시 노선 취항과 이달 초 태국 푸켓 등을 연달아 신규 노선으로 추가한 제주항공은 전 노선을 순조롭게 운영하고 있다.
코타키나발루와 나리타는 서비스 시작 이후 첫달 평균 탑승률이 각각 85%, 80%를 기록했고, 타이베이는 무려 87%를 찍었다. 특히 타이베이의 경우 서비스 출범 이후 현재까지 평균 탑승률 약 93%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이용객이 늘며 반짝 효과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신규 취항지들이 기존 LCC 업체들이 이미 노선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고 경쟁이 심한 지역이라 평균 탑승률이 올라오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당초 기대치를 넘는 평균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같은 초반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꼽았다. 기존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하던 기조를 벗어나 제주항공만의 특화 서비스를 앞세워 가격은 물론 품질까지 만족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 저가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코타키나발루 시내에 자사 탑승객만 이용가능한 자유여행객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LCC 업계가 신규 취항 노선의 높은 초기 평균 탑승률에 미소 짓고있다. 사진은 제주항공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비행을 준비 중인 모습. 사진/제주항공
인천~나리타를 시작으로 ▲인천~타이베이 ▲부산~괌 ▲인천~사이판 ▲부산~우시 등 올해만 5개 노선을 신규 취항한 진에어 역시 부산~우시를 제외한 4개 노선 모두가 90%대 평균 탑승률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국내에서 출발하는 비형편 중 가장 빠른 시간대를 보유한 인천~나리타 노선을 비롯해 이른 아침에 출발해 늦은 저녁에 도착하는 인천~사이판, 국내 LCC 중 첫 인천발 타이베이 노선 등 특장점을 내세워 고객 수요 끌어모으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다른 업체들 역시 적극적으로 신규 노선 취항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추가하며 일본 정기노선 5곳을 확보한 이스타항공은 이달말 제주~취엔저우 취항을 계획 중이고, 티웨이항공 역시 다음달 1일 대구~도쿄·후쿠오카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하지만 이처럼 공격적 신규노선 취항에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업계 1, 2위인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경우 지난 2분기 나란히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10% 초반에 불과했던 LCC 국제선 여객 분담률이 올 상반기 20%에 육박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것 역시 수익성을 감소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시작 초기 투자 비용도 영향을 미쳤겟으나 2분기가 전통적으로 항공업계 대표적 비수기인만큼 수익성 감소를 공격적 신규노선 취항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만 단순히 노선을 늘리며 낮은 가격의 출혈경쟁을 펼치기보다는 특화된 서비스로 승부해야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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