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한달 앞으로…중기업계 ‘기대반 걱정반’
중기 연평균 접대비 1200만원…"대기업 접대 관행은 그대로"
2016-08-29 18:09:25 2016-08-29 18:14:43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실제 법 적용과 후폭풍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음달 28일 시행되는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언론사·교직원(사립학교 포함) 등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과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단, 기업 등 민간 영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6일 열린 ‘청탁금지법과 중소기업 대응전략 설명회’에서 조두현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보좌관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란법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중소기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법 시행령도 제대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만은 확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법인세 납부기업 59만1694곳이 지난해 법인카드로 결제한 접대비는 총 9조9685억원이다. 이중 중소기업 47만9325곳(전체 법인의 81%)이 사용한 접대비는 5조8012억원(전체 접대비의 58%)이었다. 업체당 평균 약 1200만원이 접대비로 지출됐다.
 
이와 관련해 주로 정부를 상대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법 시행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한 관계자는 “로비력이 뛰어난 기업들이 정부와 언론과 유착해 실력보다 높게 평가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자금에 좌우되는 로비력이 아니라 본 실력만으로 평가 받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관계자는 “대국민 이미지가 중요한 기업 입장에서 언론을 통한 홍보는 매우 중요하다”며 “‘성매매 방지법’처럼 접대문화를 더욱 음성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기업 등 일반 기업을 상대로 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는 “법 시행 초기는 여론의 눈치를 보겠지만 결국 예전처럼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 간 관계는 민간 영역이라 김영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지난해 약 10조원에 달하는 총 접대비 가운데 업종별로는 제조업계가 3조4391억원을 사용해 가장 지출이 많았다. 도매업계와 건설업계도 1조원 이상을 접대비로 썼다. 앞선 관계자는 “제조업과 도매업, 건설업 모두 대·중소기업 간 갑을관계가 고착화된 영역”이라며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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