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울고, 케이블 웃고…CJ E&M, 올림픽 리스크 비껴갔다
리우 흥행 실패…방송 관련주 표정 엇갈려
2016-08-30 15:50:21 2016-08-30 15:50:21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지난 22일 막을 내린 리우올림픽의 열기는 예상보다 뜨겁지 않았다. 국내 시청자들의 올림픽 중계방송에 대한 반응이 시들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전국 시청률 합계가 30%가 넘었던 경기는 여자 양궁 개인 16강전과 남자 축구 8강전뿐이었다. 다른 종목의 경우 3사 시청률의 합이 대부분 10% 미만이었다. 2012 런던올림픽의 평균 시청률은 23.1%, 2008 베이징올림픽의 평균 시청률은 32.0%였다.
 
◇리우올림픽이 국내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지난 22일 폐막했다. 사진/뉴시스
 
한국과 브라질의 시차가 12시간이라는 점과 인터넷 다시보기를 통해 주요경기의 하이라이트만 챙겨보는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 등이 이와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리 선수단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 역시 리우올림픽이 국내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유로 꼽힌다.
 
리우올림픽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방송 관련주의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400억원 이상의 올림픽 중계권료를 지출한 지상파는 울상이다. SBS(034120)는 올림픽 기간 동안 꾸준한 하락세를 그렸다. 올림픽 개막 전인 지난달 말 2만6700원에 거래됐던 SBS는 30일 장마감 기준 2850원(10.67%) 내린 2만3850원을 기록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접어든 현 상황에서도 2분기의 광고판매 부진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리우올림픽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시차, 경기 결과의 부진 등의 이유로 광고판매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였고, 재판매 성과도 예년에 못미치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중계권료 및 중계제작비 증가 등의 비용상승요소를 제거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tvN, OCN 등의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CJ E&M(130960)은 올림픽 리스크를 비껴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우올림픽 기간 중 방송된 tvN 드라마 '굿와이프'와 '싸우자 귀신아'는 올림픽 주요종목이 중계방송되는 프라임 시간대(오후 8시30분, 오후 11시)에 전파를 탔지만, 올림픽 이전에 비해 시청률 변동이 크지 않았다.
 
◇배우 전도연이 출연한 tvN 드라마 '굿와이프'의 한 장면. 사진/CJ E&M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리우 하계 올림픽은 시차가 12시간 차이여서, CJ E&M의 주력 시간대인 20~24시에 올림픽 중계방송이 시작되면서 시청률과 광고주가 분산될 것을 우려해왔다. 아직 올림픽의 손익에 대한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예전대비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올림픽 기간 중 CJ E&M의 주력 드라마인 '싸우자 귀신아'와 '굿 와이프'의 시청률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볼 때 CJ E&M의 실적이 올림픽으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리스크를 해소한 CJ E&M이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다. CJ E&M이 제작한 드라마들이 올 하반기 지상파를 통해 잇따라 전파를 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는 11월 방송될 예정인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CJ E&M의 드라마 전문 자회사인 스튜디오 드래곤 산하 문화창고가 제작하는 작품이다. 지난 2014년 방영돼 신드롬을 일으켰던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대본을 집필하며, 한류스타 전지현, 이민호가 출연한다. CJ E&M은 다음달 26일 MBC에서 방영될 예정인 '캐리어를 끄는 여자', 같은 달 KBS를 통해 전파를 타는 '공항 가는 길'의 제작도 맡았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는 배우 최지우가 출연하며, '공항 가는 길'의 주연은 김하늘이다.
 
보유 채널을 통해 기대작으로 꼽히는 다양한 드라마들이 방송될 예정이라는 점 역시 CJ E&M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김회재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도깨비', '안투라지 코리아', '내일 그대와' 등 국내 드라마 시장의 트렌드를 잘 반영한 기대작들이 다수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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