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김광연기자]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일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이날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급여 관련 횡령 혐의를 중심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여러 계열사에 등기 임원으로 이름만 올린 후 급여와 배당금 등으로 수백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에게 비자금 조성, 탈세 등 이번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의혹에 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불리면서 사실상 이번 수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갈등에 대한 입장도 들어볼 계획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출석한 자리에서 한국 일에 관여하지 않았는데 왜 급여를 받았는지, 탈세와 횡령 의혹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일본 매체 소속 취재진이 같은 내용을 일본어로 물어본 것에 대해서도 신 전 부회장은 침묵을 지킨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조사 이후 검찰은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관계자 조사를 마무리한 후 신동빈(61) 회장도 소환할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법원으로부터 한정후견 개시가 결정된 신격호(94) 총괄회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정확한 건강 상태를 파악한 후 방문조사 등 적절한 조사 방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지난 2002년부터 10여년에 걸쳐 총 5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 비자금이 정책본부에 전달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총수 일가의 자금 관리인 여러 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매년 계열사로부터 100억~200억원을 받은 것을 확인한 검찰은 이 자금의 성격도 규명하고 있다.
신영자(74·구속 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6)씨 모녀가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총 6000억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31일 신 이사장을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서씨에게도 조사를 위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만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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