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통상 여름 휴가철이 겹치는 7~8월은 주택시장 비수기라 일컬어진다. 하지만 올해 여름은 여느 때와 다르게 이사가 많았다. 지난 1~2월 역시 거래량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2300여건으로, 지난해 거래량(1만433건)을 크게 웃돌았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는 지난 7월 역시 지난해(1만1943건)보다 많은 1만4262건이 거래됐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많은 거래량일뿐 아니라 7월과 8월 거래량으로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다.
특히, 최근 5년간 7월과 8월 평균 거래량이 5414건과 5496건 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각각 163%, 123%나 많은 수준이다.
매매시장뿐 아니라 임차시장에서도 계절적 비수기가 사라지고 있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5200여건으로 올 들어 월별 평균 거래량인 11만3700여건을 웃돌았다. 특히,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 2월 1만8000건을 기록하는 등 비수기라 일컬어지는 겨울철과 여름철이 오히려 봄 성수기인 4월(1만2948건)과 5월(1만3480건)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 비수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전세가격이 크게 늘면서 보다 저렴한 물건을 선점하기 위해 수요자들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매물 구하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물건을 선점하려는 대기수요가 있는 지역들이 있고, 물건이 나오면 여전히 바로 거래로 이뤄지는 곳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공급과 수요가 균형적일 경우 성수기나 비수기가 나타나겠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서울의 경우 매매나 전세 모두 공급량에 따라 거래량이 좌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부족과 그에 따른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서 매매·전세시장 모두 여름과 겨울철 비수기 없이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기존 주택시장 뿐 아니라 분양시장 역시 계절적 영향을 느끼기 어렵다. 위례신도시와 하남미사 등 대규모 신도시 분양이 마무리되면서 소규모 물량이 쏟아지는 지역들에도 청약자들이 몰리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분양시장 일반공급 가구수는 2만6700여가구로, 전달(3만1900여가구)보다 5000가구 넘게 줄었다. 하지만 총 청약자수는 6월 34만9400명에서 7월 36만200명으로 오히려 1만명 넘게 많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컨텐츠본부 실장은 "높은 전세가격 상승세에 새아파트 선호현상이 이어지면서 분양시장에서도 연휴가 포함되지 않는 한 특별한 비수기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8·25대책으로 향후 공급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택시장에 대한 실수요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당분간 거래량 증가 및 청약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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