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유지돼왔던 중형세단시장의 2강(쏘나타·K5)·2약(말리부·SM5)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쏘나타를 필두로 1강·2중(SM6·K5)·1약(말리부) 체제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특히 르노삼성자동차의 SM6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형세단 절대강자인 현대차 쏘나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8월 국내 중형차 판매량은
현대차(005380) 쏘나타가 5923대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르노삼성 SM6(4577대)·
기아차(000270) K5(3217대)·쉐보레 말리부(2777대)가 그 뒤를 따랐다. 전월과 비교할 때 쏘나타와 말리부의 판매량은 감소했으나, SM6와 K5는 증가했다.
중형세단의 절대강자 쏘나타는 8월에도 왕좌자리를 지켰다. 사진/현대차
모델별로 보면, 중형세단의 절대강자 쏘나타는 변함 없는 왕좌를 지켰다. 7월(6858대) 대비 소폭 감소한 5923대를 판매했지만 1위 자리는 지켰다. 2위는 말리부를 누르고 SM6가 차지했다. SM6는 7월(4508대)과 비슷한 수준인 4577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판매가 시작된 디젤모델 SM6 dCi는 SM6의 돌풍을 이어가는 촉매제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693대가 출고됐다. SM6 dCi는 SM6 판매 중 15.1%를 차지하며 동급 디젤모델 보다 월등히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QM6 발표회에서 박 사장은 “이 모습을 꾸준히 이어가 내수시장 3위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말리부를 누르고 SM6가 지난달 내수시장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 SM6 판매량은 7월 4508대에서 8월 4577대로 소폭 증가했다. 사진/르노삼성
반면 말리부는 7월(4618대)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8월 39.9% 급감한 2777대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대기 수요는 약 8000대이지만, 지난달부터 인천공장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당장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달 11일 이후 4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이번 노조 파업으로 인한 신차 생산 차질 규모가 9000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르노삼성 SM6보다 초반 인기가 높았음에도 판매량은 뒤처지고 있다. 7월 말리부가 SM6보다 100대가량 더 많이 팔렸지만 파업 영향으로 8월 역전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는데 이번 일로 기세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고객이 요구한 옵션과 트림에 맞춰 최대한 공급을 맞췄지만 생산이 따라가지 못해 판매실적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공급이 계속해서 차질을 빚을 경우 수요 이탈이 심화될 수도 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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