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가 23일 총파업에 나선다. 또한 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시도할 경우 향후 2, 3차 총파업 추진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7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3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금융 노동자 약 10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에서는 ▲성과연봉제 저지 ▲관치금융 철폐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총파업 목표로 내걸었다.
이번 파업으로 신한·국민·우리·KEB하나·기업·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을 포함한 34개 금융노조 지부는 23일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대고객 안내문을 게시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8만5000명~9만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 성과연봉제에 대한 민심을 정부와 사측에 확인시킬 계획이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달 총파업 이후에도 산별중앙교섭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11월 2차 총파업, 12월 3차 총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9·23 총파업을 통해 은행들도 굉장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전국 지점에서 파업에 참여해 행동하는 민심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서는 다음달 중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를 통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 이는 이들 금융공기업들이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한 상태라, 내년부터 임금체계에 성과연봉제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대위는 이달 안에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소장을 작성하고 각 지부별로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김문호 위원장은 "자문을 구했던 법학 전문가들이 승소 가능성이 90~100%라는 의견을 줬다"며 "다만 법정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면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 전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제도 도입을 멈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노조의 산별교섭 상대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는 지난달 26일 5차 대표자 회의를 열고 회원사 27곳의 탈퇴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3월 금융공기업 7곳이 탈퇴한 데 이어 시중은행들도 탈퇴를 결정함에 따라 사용자협의회는 출범 6년 만에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사용자 측은 앞으로 산별교섭이 아닌 각 업체별로 성과연봉제 도입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금융노조의 지부 대표자들은 사측과의 개별협상에 임하지 않겠다고 서약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금융노조가 오는 23일 성과연봉제 저지 총파업을 추진한다. 7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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