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저궤도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직은 해운·항공 중심 기업 간 거래(B2B) 영역 확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단말기가 위성과 직접 연결되는 위성 직접 연결(D2D) 기술이 본격 상용화될 경우 기존 이동통신 시장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본 이동통신사들은 이미 스타링크 기반 서비스를 시작했고, 미국 통신사들까지 위성 대응 연합 구축에 나서는 등 글로벌 통신 시장도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입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이미 스타링크 기반 D2D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됐습니다. 일본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KDDI는 지난해 au 스타링크 다이렉트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까지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용자는 별도 신청이나 안테나 없이 스마트폰으로 스타링크 위성과 직접 연결할 수 있습니다. 산악 지역이나 해상 등 통신 음영지역에서도 문자와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합니다.
일본은 인구 기준 이동통신 커버리지는 99.9% 수준이지만, 산악 지형과 도서 지역이 많아 면적 기준 커버리지는 약 6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DDI는 이 같은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실제 KDDI의 스타링크 다이렉트 이용자는 지난 1년간 3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타링크 서비스 지역. (사진=스타링크 홈페이지)
미국에서는 기존 통신사들의 견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 등 미국 이동통신 3사는 최근 위성통신 합작법인(JV) 설립에 나섰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통신 음영지역 해소와 위성·지상망 연동 간소화를 위한 조치지만, 업계에서는 스타링크 견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전국 단위 D2D용 주파수 확보 승인을 받았고, 위성 사업자 에코스타(EchoStar) 인수에도 나섰습니다. 스타링크 모바일 상표도 출원한 상태입니다. 스타링크가 위성망뿐 아니라 주파수 자산까지 확보하며 장기적으로 독자 통신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통신사들은 공동 플랫폼 구축을 통해 특정 위성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스타링크가 위성통신 시장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사실상 표준 주도권까지 가져갈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위성 사업자별로 각각 다른 방식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지상망과 위성망이 함께 연동되는 공통 플랫폼 경쟁으로 갈 가능성이 크고, 스타링크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면서 향후 위성통신 표준 경쟁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는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D2C(Direct-to-Cell) 통신이 본격 확대되면 기존 이동통신 시장 경쟁 구도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국내는 이미 LTE·5G 전국망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고, 스타링크 서비스 이용을 위해 별도 안테나와 단말 장비가 필요한 점도 진입 장벽으로 꼽힙니다. 가격 경쟁력 역시 현재로서는 지상 이동통신망이 우위라는 분석입니다. 실제 스타링크 개인용 인터넷 서비스는 단말 구입 비용에 더해 월 6만원대 이용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 커버리지가 구축돼 있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스타링크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단계에서는 해양·항공·재난망 같은 특수 시장 중심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도 최근 '스타링크 요금 수준 결정 요인 및 국내 출시에 따른 통신 시장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스타링크의 국내 요금과 품질 수준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국내 통신 시장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정도의 수요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KISDI는 "국내는 이미 LTE·5G 전국망과 기가급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스타링크는 당분간 도서·산간 지역이나 재난·해상 환경 중심의 보완재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도 스타링크 활용은 점차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스타링크는 국내 서비스 개시 약 5개월 만에 해운·항공·원격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은 기내 와이파이에 스타링크 도입을 추진 중이며, SK텔링크와 KT SAT 등 위성 계열사들도 팬오션과 HD현대 등과 공급 계약을 맺으며 해양·선박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존 지상망 구축이 어려운 해상과 원거리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국내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서는 6G 시대 들어 지상망과 위성망을 결합하는 비지상망(NTN) 구조가 핵심 요소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국내처럼 지상망 인프라가 잘 구축된 환경에서도 항공·선박·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재난 환경까지 지상 기지국만으로 모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위성통신 역시 단순 보완재를 넘어 차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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