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공시지원금이 크게 줄면서 중고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중고폰으로 실속파 고객들이 몰린 결과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고폰은 연간 100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중고폰 거래 특성상 음성적으로 거래가 이뤄져 정확한 수치는 통계가 어렵다. 다만, 단통법 시행 이후 20% 요금할인이 가능한 중고폰으로 고객들의 눈이 쏠리면서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중고폰에 대한 인기는 단말 제조사와 이동통신 3사의 관련 프로그램 운영도 한몫을 했다.
삼성전자(005930)는 3월 갤럭시S7을 출시하면서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인 갤럭시 클럽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갤럭시 클럽은 1년간 단말을 사용한 뒤 반납하면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다. 이통 3사 역시 비슷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프리미엄 클럽,
KT(030200)는 올레안심플랜,
LG유플러스(032640)는 H클럽 등이다.
우정사업본부 또한 지난해부터 민간 업체와 손잡고 중고폰 판매 유통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중고폰을 비롯한 자급제폰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성능이나 디자인, 가격 등 가성비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풀어야 할 숙제도 존재한다. 그동안 중고폰은 거래의 대부분이 음성적인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 따라서 분실·절도, 도난폰 매입, 탈세 등의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에 정부는 중고폰 거래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국중고통신유통협회(가칭)를 출범시켜 투명한 중고폰 거래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협회에는 큐비즈 등 80여개의 중고폰 유통 전문업체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협회 신청서가 접수되면 승인을 위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협회 설립 관련 신청서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며 "신청서가 들어오면 정관이나 명칭 등을 심사하고, 이르면 이달 안으로 협회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통법 시행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1월7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스마트폰 전문매장 중고폰 코너에 시민이 구매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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