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공항의 현재 내진설계 수준으로는 향후 강진 발생시 공항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인호 의원(더민주)이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근거로 국내 공항에 적용된 내진설계 기준은 향후 발생가능한 지진 강도를 감안했을 때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공항시설 중 특등급시설(터미널, 관제탑, 활주로)은 붕괴방지수준 6.5, 기능유지수준 5.5로 내진설계 돼있다. 한 단계 아래인 1등급 시설(유도로, 계류장, 정비고)은 붕괴방지수준 6.0, 기능유지수준 5.0이다.
하지만 최근 경주 지진의 규모가 5.8이었다는 점과 기상청이 향후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내진설계기준이 미흡하며, 공항시설이 붕괴되지는 않더라도 공항 기능이 정지되면 항공기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 공항의 현재 내진설계 수준이 향후 발생가능한 강진에 대응하기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이달초 활주로 재포장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한 포항공항에 김포발 대한항공 비행기가 도착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이번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공항시설 중 아직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시설이 5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공항의 경우 소방헬기 격납고, 관제 송신소 등 핵심 시설이 여기에 포함돼 있으며, 김해공항의 경우에도 레이더 송신소, 항공기 정비고 등 내진기준 1등급에 해당하는 주요 시설이 내진성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해공항의 경우 최근 활성단층으로 드러난 '양산단층'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어 지진으로 인한 공항시설 정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경주지진의 경우 지표 깊숙이 발생해 다행히 인명 피해 등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지만 또 이 정도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공항시설물에 대한 내진설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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