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철도노조 파업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도 오는 1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파업참가자 복귀를 독려하고 대체 인력을 선발하는 등 물류 정상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물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도와 화물차가 동시 파업할 경우 물류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에 대해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며 강경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0일 0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가 예고 대로 파업에 나설 경우 지난 2012년에 이어 4년 만의 집단 행동이 된다.
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 시행되면 물류 대기업에 대한 증차가 허용돼 화물 운송비가 하락하고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은 1.5톤 미만 소형화물차에 대한 '수급조절제'를 12년 만에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한진해운 사태와 철도파업 장기화로 인해 물류수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육상 운송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물차까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내 물류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5일 오전 6시 기준 고속철도(KTX)와 화물열차 등 전체 철도 운행률은 84.2%다.
KTX는 평시의 100%, 수도권 전철은 90.6%, 새마을·무궁화호는 61.7%, 화물열차는 41.9%의 운행률을 기록했다.
철도공사 출근대상자 1만8344명 중 7443명이 파업에 참여해 파업 참가율은 40.6%다. 누적 파업참가자 7682명 중 239명(3.1%)은 업무에 복귀했으며, 145명(1.9%)은 직위 해제됐다.
이날 화물연대의 총파업 발표에 대해 국토부는 이번 파업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는 한편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집단운송거부에 참가해 운송을 거부하는 화물운전자에 대해서는 규정에 따라 6개월간 유가보조금 지급을 정지한다,
차량을 이용해 불법으로 교통방해를 하거나 운송방해를 할 경우에는 운전면허를 정지 또는 취소하고,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경우 화물운송종사자격을 취소하는 등 강력히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불법집단행동 주동자에 대해서는 형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사법 조치하고, 불법집단행동 결과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반면, 운송에 참여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및 경찰 에스코트 등을 시행하고 불법 운송 방해 행위로 인한 차량 파손 등의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액 보상해준다.
이와 함께 해수부, 산업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 본부를 구성해, 유관 기관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물류차질 방지를 위한 신속 대응체계를 마련한다.
아울러 부산항 등 주요 항만과 주요 물류기지 등을 대상으로 비상수송대책을 수립해 물류피해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점거 등 불법행위가 예상되는 항만, ICD. 고속도로 요금소, 휴게소 등 중요 물류거점에는 경찰력을 사전에 배치해 불법행위를 방지하고, 수송력 증강을 위해 군, 지자체, 물류단체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군 위탁 컨테이너 차량을 투입한다.
또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유상운송을 즉시 허용하는 한편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운휴차량을 활용한 대체수송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국가와 국민경제를 볼모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은 그 어떤 측면에서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화물연대는 국가와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집단운송거부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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