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기자] 지난해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파리협정이 채택됐다. 협정은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지구의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내는 인도가 비준한데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참여하면서 연내 협정 발효가 기대되고 있다.
나노(187790)는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오염 규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는 업체다. 국내 미세먼지 이슈로 더욱 부각되기도 했다.
지난 1999년 4월 설립된 나노는 선택적 촉매환원기술(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촉매와 주요 소재인 이산화티타늄(TiO2) 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SCR 촉매는 대기 중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는 소재다. 특히 촉매를 만드는 원료인 TiO2 생산부터 시작해 선택적환원촉매 제조·재생·시험장비까지 관련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는 업체다.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257억7533만원, 영업손실 41억1525만원을 기록했다. 국내 저가 수주 지속에 해외 수주가 늦춰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상반기는 부진했지만 나노는 향후 여러 분야에서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데다 국내에서도 미세먼지 이슈로 인해 수주 기회가 더 넓어진 것이다. 회사는 매출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보다는 내년에 큰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나노 본사가 위치한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회사의 전망을 들어봤다.
나노의 제품 중 하나인 하니컴 형 촉매가 나오는 모습. 사진/유현석 기자
회사에서는 SCR 촉매에 대한 생산이 지속되고 있었다. 나노가 생산하는 SCR 촉매는 크게 하니컴 형과 플레이트 형 2가지다. 하니컴의 경우 길게 끊임없이 뽑아져 나오고 있었다. 특히 제품에 따라 구멍 크기가 다른 모습이었다.
김태호 나노 경영자원부 부서장(상무)는 “이렇게 그냥 보면 돌덩이처럼 보이지만 질소산화물이 촉매에 들어가면 화학적 반응에 의해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수증기 등으로 나눠진다”며 “하니컴 타입은 구멍이 촘촘할수록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며 나노는 세계시장에서 90%가 원하는 수준까지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노는 국내에서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으로 인한 수혜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내놨으며 향후에도 추가적으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 상무는 “미세먼지 대책이 나오기 전에는 원래 화력발전소에서 촉매 모듈을 2단으로 장착했는데 이제는 3단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대책이 나오고 나서 입찰이 더 늘어나고 있고 회사로도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이제 문이 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나노는 GE의 공급업체로 지정됐다. 그는 “과거에는 메이저 업체들이 쳐다보지도 않았으나 이제는 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초반에는 받는 물량이 작아도 신뢰도를 쌓다보면 이 물량이 지속적으로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노의 촉매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유현석 기자
특히 선박시장은 나노가 기대하는 분야 중 하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부터 해양오염방지협약에 따른 '티어3'를 발효했다. 티어3는 기존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80%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오는 2017년 4255억원에서 2020년 1조5674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상무는 “우리의 제품들은 조선사가 아닌 엔진 메이커 쪽으로 납품을 하는데 마진이 높아 회사에 유리한 부분이 많다”며 “올해 말부터 수요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노는 지난해 인수한 스페인의 베어링 회사에 대해 '알짜'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나노는 지난해 스페인 자동차 베어링 업체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베어링 제조업체인 스웨덴의 SKF 스페인법인과 834억원 규모의 베어링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제품들의 모습. 사진/ 유현석 기자
김태호 상무는 “280만 유로에 회사를 인수했는데 지금은 순자산 가치가 60%이상 늘어났고 회사에서 나오는 이익도 다른 부품회사들보다 높다”며 “상반기 베어링에서 13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전체 목표는 상반기의 2배 정도로 이곳의 경우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넓힐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고객사를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노는 내년에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수주물량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데다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수혜와 선박 부분에서도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실제로 미세먼지 대책으로 인한 입찰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오는 부분”이라며 “해외에서도 이제 나노에 대해 어느정도 알아주고 있는 만큼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 시장도 없어진 것이 아닌 늦춰진 상황인 만큼 내년에는 이익이 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북도 상주시에 위치한 나노 본사 전경. 사진/유현석 기자
상주=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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