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S 가이드라인 눈앞…핵심은 산정방식
지상파 유료방송 충돌에 소비자는 외면…UHD 논쟁으로까지 확대
2016-10-09 16:32:13 2016-10-09 16:51:13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지상파와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재송신료(CPS) 인상 여부를 놓고 맞서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주 중으로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CPS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다음주 방통위 전체회의를 열어 재송신 가이드라인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PS는 지상파 방송사가 케이블·인터넷(IP) 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가로 받는 콘텐츠 판매료를 말한다. 
 
핵심은 산정방식이다. 하지만 방송 콘텐츠의 대가 산정을 명확히 내린 선례가 없어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산정방식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이드라인이 나온다고 해도 강제성이 있는 규제가 아니기 때문에 업체들이 준수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여라 국회 입법조사관은 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대가를 산정하기 위해 재송신되는 방송채널의 시청률, 각 방송사업자의 재산 상황, 유료방송 가입자 현황 등을 기준으로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사업자의 권리 의무까지 적절히 배분됐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복잡하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MBC 방송이 나오는 TV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CPS 논쟁은 지상파 방송사와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TV 제조사 간의 UHD(초고화질) 논쟁으로도 이어진다. 내년 2월 지상파 UHD 방송을 앞둔 가운데 지상파는 TV에 UHD 수신 안테나와 콘텐츠 암호화 기술을 탑재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TV 제조사들은 개발 및 테스트 기간이 늘어나고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TV를 판매 중이라 한국 시장만을 위해 별도로 안테나를 내장하고 암호화 기술까지 탑재하기는 비용이나 생산성 측면에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콘텐츠 암호화 요구는 콘텐츠 불법 유통을 막겠다는 지상파 방송사의 의도가 담겨 있다. 중소 유료방송사들이 지상파에 CPS를 지급하지 않고 전파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자, 지상파 방송사들은 해당 유료방송사들에게 소송을 낸 상태다. CPS를 인상하고 콘텐츠 암호화를 통해 중소 유료방송사들에게 제대로 된 CPS를 받아내겠다는 심산이다. 
 
배석규 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최근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지상파를 선택해 요금을 지불하는 지상파방송의 별도 상품을 제안한다”며 “지상파와 유료방송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CPS 부담을 소비자에게 돌리자는 셈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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