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기업 유치와 관련 "이미 다른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을 세종시로 유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총리는 2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국무총리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세종시에는 서울의 일부 기업이나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것이지 다른 지역의 기업들을 세종시로 오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지역에서는 궐기대회 같은 것을 할 필요가 없고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총리직을 걸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세종시로 인한 다른 지역의 역차별 문제를 조기에 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구미상의 김용창 회장은 "구미지역은 삼성이나 엘지 등 IT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많이 있다"면서 "총리가 밝힌 '세종시는 파주나 구미같은 첨단 IT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언급이나 '삼성이나 엘지가 들어와야 자생력이 있는 자족도시가 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지역에서는 불안감이 대단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정 총리는 "신문에 세종시만 나와서 마치 총리가 세종시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비치는데 사실 세종시에 신경쓴 부분은 전체 업무의 10분의 1도 안된다"며 "세종시는 교육 과학중심의 경제도시를 만들어야 하며 이미 다른 곳을 가려고 했던 기업이나 연구소, 학교 등은 세종시에 올 자격이 없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오찬이 끝나고 이어진 충청지역 상의 회장단과의 별도 간담회에서도 정총리는 세종시 원안 수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세종시 원안 고수를 건의하는 충청지역 상공인들에 대해 정 총리는 "국민과의 약속을 물론 지켜야 하지만 (보다 큰 가치를 위해서는) 당장의 작은 약속은 재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며 "원안대로는 고용유발이나 인구유치 효과가 적어 어떻게든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이 커지면 무조건 나쁜 것, 서울은 줄어들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예전과 달리 국가경쟁력은 곧 도시경쟁력인 시대"라면서 "누구보다도 형평을 강조하는 경제학자중의 한 사람으로 다른 지역에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간담회 참석내내 상공인들의 주장을 경청하면서도 진지하게 정부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뜨면서도 정 총리는 "나는 충청도 사람"이라면서 "정부에서 안을 내게 되면 그것으로 평가하고 호불호를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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