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국세청이 삼성전자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빚은 삼성전자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5년전 세무조사에서도 수천억원대의 세금 추징이 이뤄졌었다. 사태 수습에 여념이 없는 터에, 세무당국의 급습까지 더해지며 내부 사정이 들춰지는 부담을 안게 됐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에 조사관들을 투입해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18일 뒤늦게 확인됐다. 30여명의 직원이 동원돼 내년 초까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조사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하며 7개월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끝에 47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선 2007년엔 180억원이 추징됐다.
삼성전자로선 악재가 겹쳤다. 이날 오전 한때 반등세를 보였던 삼성전자 주가도 국세청 세무조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하락 반전해 전날보다 0.06% 떨어진 15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노트7 리콜로 인한 1조5000억여원의 손실과 단종에 따른 2조6000억원의 추가손실을 3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브랜드가치 추락으로 인한 매출 하락과 협력사 피해보상 등이 더해져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세금 추징 가능성은 상당한 부담이다. 단종 사태는 수출 부진으로 이어져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이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단행하는 것은 단순한 정기조사 성격 외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5년마다 이뤄지는 정기적인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 2011년에도 국세청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잇달아 진행하며 재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대선을 앞두고 재벌 사정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야당으로의 국회 지형 개편 등 숱한 난관이 재계를 기다리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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