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딤채, 삼성·LG 틈바구니 사투
매출비중, 김치냉장고에 편중…스탠드형 주도권 내줘
2016-10-31 17:12:21 2016-10-31 18:52:58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대유위니아가 삼성전자와 LG전자 틈바구니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김치냉장고에 편중된 매출구조인 데다, 이마저도 뚜껑형에서 스탠드형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시장 주도권을 삼성과 LG에 내줬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7월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가전기기 제조업체인 대유위니아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이는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유위니아는 지난 28일 매출액 1259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의 초라한 경영실적을 내놨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2% 늘었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71.5% 급감했다.
 
앞서 대유위니아는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한 지난 8월 “스탠드형 에어컨의 7월 한 달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8배 이상 늘었다”, “소형 냉장고 프라우드S 5~8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나 급증했다”고 발표해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끌어올린 바 있다.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정반대였다. 매출 증가는 14.2%에 그친 데다, 영업이익은 추락했다. 무엇보다 매출 비중의 80%를 김치냉장고가 차지하는 편중적 구조의 속살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과제를 남겼다. 대유위니아 측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압력밥솥 딤채쿡의 기능 및 디자인 개발에 대한 역량 집중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 라인업 확대 차원의 대대적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는 김장철 효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22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고가제품인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은 극도로 침체된 소비심리, 비싼 김장비용 등으로 전년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스탠드형은 이미 삼성과 LG가 시장 주도권을 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스탠드형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벽이 높다. 31일 온라인쇼핑몰 ‘다나와’ 인기상품을 보면 1위부터 6위까지 LG 디오스가 차지했고, 딤채는 7~9위에 그쳤다. ‘에누리닷컴’ 순위에서도 1·2위는 LG 디오스, 3위는 삼성 지펠이 차지했고, 딤채는 4위에 위치해 있다.
 
최근 본격화한 해외수출에 대해서도 우려가 흘러나온다. 대유위니아는 앞서 28일 “10월부터 북미, 러시아, 중국, 체코 등의 국가에 딤채, 에어워셔, 프라우드, 딤채쿡 등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주력인 김치냉장고는 지나치게 한국적인 제품이라 수출용으로는 부적합하고 결국 교민용 장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외의 제품군은 국내에서도 아직 확실한 위치를 점유하지 못하고 있어 해외 성과를 자신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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