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범 복원길 열린다…세계 최초 게놈지도 완성
생물종 간 게놈 빅데이터 통한 식성 연구도 최초 시행
2016-11-01 12:00:00 2016-11-01 14:26:05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한국표범을 복원할 수있는 길을 열어줄 게놈지도가 세계최초로 완성됐다. 또 생물종 간 게놈 빅데이터를 통한 식성연구도 최초로 시행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남한에서 절멸된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한국표범(아무르표범)의 표준게놈 지도를 세계최고로 완정했다고 1일 밝혔다.
 
표준게놈이란 한 생물종의 대표 유전체 지도를 말한다.
 
한국표범은 호랑이와 함께 과거 우리나라에서 최고 포식자로 활동하던 고양이과의 맹수로, 현재 북한 접경지역인 러시아의 연해주 남서쪽에 60~70마리만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표범 게놈지도는 국립생물자원관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지난해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고양이과 게놈 해독을 위한 국제컨소시엄에 참여해 1년6개월여 간의 연구 끝에 해독했다.
 
연구진은 대전동물원에서 지난 2012년 자연사한 표범 '매화'의 근육을 이용해 표준게놈 지도를 만들고 러시아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아무르표범의 혈액을 확보해 추가로 유전체 서열을 해독하고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국표범의 게놈은 25억7000만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됐고 1만9000여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개체 간 또는 동일개체 내 염기서열 변이가 거의 없어 유전 다양성이 낮아 멸종의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와 함께 생물종 간 게놈 빅데이터를 통한 식성 분석도 세계 최초로 시행됐다.
 
연구진은 육식을 하는 고양이과(Felidae), 잡식을 하는 사람과(Hominidae), 초식을 하는 소과(Bovidae) 등 식성이 다른 포유동물 28종의 게놈을 정밀 비교해 식성에 따라 특화된 유전자를 찾아냈다.
 
분석 결과 표범, 호랑이 같은 고양이과에서는 근육 운동과 신경 전달, 빛 감지 능력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잘 보존돼 있어, 고양이과 동물의 뛰어난 반응성과 유연성, 뛰어난 시력 등이 게놈에 반영돼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사람과에서는 지방 대사 관련 유전자 등이, 소과에서는 냄새 감지 유전자 등이 잘 보존돼 있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이번에 완성한 한국표범 게놈지도가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표범의 보전·복원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며 "또한 게놈을 통한 식성 분석은 근력·시력 등 인체의 능력과 육식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추정되는 질병 등을 유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표범을 복원할 수있는 길을 열어줄 게놈지도가 세계최초로 완성됐다. 또 생물종 간 게놈 빅데이터를 통한 식성연구도 최초로 시행됐다. 사진/뉴시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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