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업 중기 "불공정한 계약관행 경영 애로"
“입찰 제안서 보상 못 받고 저작권 보호도 미흡”
2016-11-10 14:23:03 2016-11-10 14:23:03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컨벤션(회의·전시·박람회)과 기업행사, 공연 등을 대행하는 이벤트업종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서 발주처(수요기관)의 눈치를 보며 불합리한 관행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이벤트업종 2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벤트산업 계약제도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한 기업의 91.5%가 “입찰 제안서 작성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최근 2년간 참여한 용역입찰 중 가장 많은 제안서 작성비가 소요된 입찰 건은 평균 145만원이 소요됐다. 일부업체(3개사)는 1000만원 넘게 지출하기도 했다. 여기에 기업의 노하우가 담긴 제안서 저작권 보호 여부에 대해서도 87.5%가 “제대로 보호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중기중앙회는 “외국은 발주처가 제안서를 주로 USB로 접수받는 반면 국내는 일정 부수의 자료를 출력해 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영세기업에게는 제안서 작성비가 경영 부담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정부기관의 요구로 계약 후 과업을 변경한 업체는 약 20%로 파악됐고, 과업변경에 의한 추가 비용은 평균 426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변경한 업체 가운데 2015년에는 31.2%, 2016년에는 25.0%가 추가발생 비용을 보전 받지 못했다. 추가 비용을 지급받은 업체도 비용 대비 36% 수준만 지급받았다.
 
또 기업이 정부기관과 총액확정계약을 체결했어도 발주처의 요구로 사후정산한 경우는 21%며, 총액계약금액을 100으로 보았을 때 사후정산금액은 93.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기업들은 입찰에서 가장 불합리한 평가 기준으로 ‘수행실적’(37.9%)을 꼽았다. ‘근무인력 보유상태’(18.6%), ‘재무구조’(13.6%)가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수행실적과 같은 정량 평가요소가 높을 경우 신생기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뛰어나도 입찰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정량 평가요소의 비중을 낮추고 기획운영, 홍보 전략과 같은 기술능력 배점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지원본부장은 “현재 이벤트산업은 전담 부처가 없어 정부 정책에서 소외돼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입찰제안서에 대한 비용 보상과 현행 입찰 평가기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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