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3차 민중총궐기에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모여든 가운데, 야권이 속속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주장을 내놓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단순 퇴진주장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며 청와대를 압박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추미애 대표는 “늘 애국을 강조해온 박 대통령이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애국은 촛불을 들고 나온 국민들의 마음을 받드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할 일은 불상사가 일어나기 전에 평화롭고 순조롭게 정국정상화를 위해 결자해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그렇지 않다면 국민의 손으로 헌법이 대통령께 드린 권한을 돌려받는 절차가 남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영선 의원은 “국회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안정적 하야,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국회법에 따른 비상시국 전원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실 관계자는 “현 시국은 국회법 5조2항에 규정된 ‘내우’ 상황”이라며 “여당 지도부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여·야 합의도 안되기에,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전원에 의한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직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과 새누리당 친박(박근혜) 세력은 버텨보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질서있는 퇴진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과 정부 내 이른바 ‘최순실·우병우 사단’ 인적 청산, 검찰수사, 국정조사, 별도 특검 등의 요구를 수용하라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저는 아직도 헌정중단을 막고 대통령님의 임기를 마치시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도 “어젯밤 100만 민심을 확인했으며 대통령의 결단이 빨리 없다면 민심의 바다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하야’를 위한 4대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세부 내용으로는 ▲야3당이 대통령 동거내각이 아닌 하야 과도내각 단일 수습안을 국민들에게 제시 ▲국회는 대통령 퇴진압박과 함께 탄핵소추 준비 착수 ▲검찰이 아닌 특검에 의한 대통령 수사 ▲새누리당이 ‘환골탈태’할 때까지 국회 교섭단체 권한 불인정을 제시했다. 심 대표는 “(다음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오는 26일이 국민들이 생각하는 마지노선이자 박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9일 열린 야3당 대표회담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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