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관리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대 교직원들이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이유, 입시 부정과 관련한 청와대 개입과 최경희 전 총장의 지시 여부를 교육부가 명확히 밝히지 못하면서 '부실 감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1일부터 16일간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씨의 입학 면접 과정에서 입학처장은 면접 평가위원들에게 정씨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사실을 미리 알렸고 반입이 불가한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에 들고 갈 수 있게 허가해줬다.
또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 평가 점수가 더 높은 학생들에게 낮은 면접 평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과락대상자의 수험 번호를 호명, 위원별 점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했다.
학사 부분에서도 정씨에게 특혜가 제공된 것이 확인됐다. 정씨가 입학한 지난해 1학기부터 올해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만 출석했거나 출석 대체 자료가 없는데도 출석이 인정됐다. 시험을 보지 않거나 과제물을 내지 않은 과목에서도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의 경우 해당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담당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징계 혹은 고발 대상이 되는 이대 교직원은 18명이다. 일각에서는 교직원 한 두명도 아니고 많은 교직원들이 정씨에게 이 많은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은 '윗선 개입'이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정유라가 누구의 자식이라는 것을 먼저 안 상태에서 입학처장이 총장에 보고하고 진행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입학처장은 이 부분에 대해 부인하는 등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또 교육부 고위 관계자들도 연루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교육부는 최순실 모녀의 입시 부정행위 문제로만 넘기며 선을 그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최순실 모녀의 의한 입시 부정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감사 실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논의하거나 보고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교육부는 비리 주범 격인 최씨와 정씨모녀에 대해선 대면조사는 고사하고 서면조사조차 안했다"면서 "이대에만 책임을 미루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교육부는 정씨의 이대 입학 비리를 몇몇 교수의 개인 비리로 꼬리 자르기 해선 안 된다"며 "청와대 개입 없는 정유라 입학 특혜는 있을 수 없다. 검찰이 그 윗선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유라 관련 이화여자대학교 감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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