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낸 화학업계가 내년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내년에도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보이고, 중동, 중국발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 근거다.
먼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에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고, 여기에 북미, 유럽 등 선진 경제 수요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보여, 국내 업체들이 공급처 확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내년 세계 에틸렌 환산 수요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2009년 보다 4.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10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에틸렌환산 수요 증가율은 중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6.2%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대표적인 에틸렌 유도품 PE(폴리에틸렌) 수요도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PE 수요는 약 1540만톤으로 전년에 비해 36%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중국의 PE 수요는 전년에 비해 410만톤 늘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는 세계 증가량 평균 270만톤의 1.5배에 달한다는 것이 KTB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중국의 가파른 경제성장에 따라 중국 PE 수요가 올해처럼 세계 수요를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공급과잉 우려다.
중동, 중국 등지에서 신증설로 쏟아질 것으로 보이는 공급량이 수요를 큰 폭으로 웃돌게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내년 공급 예상치와 실제 공급량 격차가 클 것으로 보여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9년 완공된 설비와 2010년 가동 예정인 석유화학 설비 규모를 고려하면 2010년 전세계적으로 연산 총 589만톤의 에틸렌 추가 공급이 예상된다.
에틸렌 환산 수요 증가 추정치인 486만톤을 초과하는 것으로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수치다.
이에 대해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내년 다수의 노후화된 설비가 유휴 상태로 놓이거나 폐쇄될 예정이어서 실제 설비 규모는 예상치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원가 경쟁력을 내세우는 대규모 중동설비의 경우 원료 부족, 기술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가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공급과잉 우려는 기우”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동 설비의 원료가 되는 LNG의 경우 LNG주요 생산국들인 중동 국가들이 최근 LNG 관련 프로젝트의 지연과 취소로 오히려 LNG를 수입하는 순수입국으로 전환된 경우가 많아, 중동 플랜트에서의 원료 수급 차질 문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오 연구원의 설명이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부터 북미 및 유럽을 중심으로 에틸렌 기준 280만톤 규모의 노후설비가 폐쇄됐다”며 “이외에도 전세계 석유화학설비(에틸렌 기준)의 약 46%를 점유하는 북미, 유럽 지역설비들 중 63%를 차지하는 30년 이상 노후설비들이 사실상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어 공급부담을 완충시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내 신증설 설비에서 나온 물량 역시 중국의 급격한 수요 증대 영향으로 상당부분 자체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의 중국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인구 구조상 소비 인구 확장 시기의 절묘한 결합은 석유화학 수요를 급격히 증대시키고 있다”며 “중국의 신증설은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자체 소비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제품별로는 수급 부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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