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지역성 내세워 사업권역 폐지 반대
공공경쟁 저해도 반발 요인…"일방적 정부 방침"에 반기
2016-11-30 17:17:08 2016-11-30 17:17:08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케이블TV업계가 정부가 추진 중인 78개 사업권역 폐지에 지역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현재 90개 케이블TV 사업자는 전국 78개 권역에서 총 1441만 가구에 지역채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30일 서울 종로구 버스텍코리아에서 종합유선방송 지역사업권 유지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사업권역 폐지는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유료방송발전방안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운영한 유료방송발전방안 연구반에서도 사업권역 폐지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업권역 폐지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현재의 구조로는 케이블TV 사업자의 인수합병이 불가능해 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일부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이미 전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사업권역이 무의미하다 보고 있다. 
 
반대 진영에서는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이동통신사에 케이블TV가 종속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성을 구현하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의 역할이 제한돼 국민의 방송복지 구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반대 측의 판단이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가 30일 서울 종로구 버스텍코리아에서 출입기자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영준 기자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도 정부 방침은 사업권역 폐지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케이블TV업계는 지역성을 최우선에 놓고 사업권역 폐지 반대에 나섰다. 특히 지역 지상파방송과 지역신문이 수행하기 어려운 생활밀착형 정보제공과 지역민의 방송참여를 보장하고 있어 지역성 보존의 논거로 활용된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사업권역이 폐지되면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지역채널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며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을 유지하는 주요 덕목인 지역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경쟁 저해도 주된 이유다. 사업권역이 폐지되면 이통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IP)TV만 케이블TV 사업으로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정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케이블TV 사업자는 이미 시설투자가 과포화된 상태로 다른 권역으로 사업 진출이 불가능하다"며 "반면 IPTV는 수익성 높은 방송권역을 중심으로 사업 진출이 가능해 공정경쟁 저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를 이유로 케이블TV업계는 사업권역 폐지 의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와 공론 수렴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방적 밀어붙이기 식의 정부 정책과제로 사업권역 폐지 추진은 부적합하다"며 "국회 논의와 사회적 합의 도출 이후 법제화 등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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