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육상으로만 화재 현장에 접근해 출동로 확보 등에 애를 먹던 소방당국이 ‘제3의 눈’으로 드론을 활용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서초소방서는 전국 최초로 드론을 활용해 화재취약지역을 관리하는 ‘드론 소방안전대책’을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서초소방서는 주거용 비닐하우스 8곳, 불량주택 5곳, 소방차 진입 곤란지역 5곳 등 관내 화재취약지역 18곳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소방안전대책 자료를 제작했다.
올 8월부터 약 3개월에 걸쳐 해당 지역의 전체 위치도, 전경, 세부현황, 거주시설 현황, 출동로, 현장 진입로, 소방용수 등을 드론을 활용해 조사하고 촬영했다.
서초소방서는 지상에서 미처 볼 수 없는 현장 상황도 공중의 드론을 활용하면 훨씬 넓은 범위의 상황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3의 눈(Third eyes)’이라 명명했다.
‘제3의 눈’은 평상시 대원들의 도상훈련과 현장대응훈련에 사용되며, 화재발생 시에는 실시간 화재진압작전 수립 자료로 활용된다.
제3의 눈은 대상처의 전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신속하게 최단 출동로 및 진입로 파악이 가능하고, 거주시설의 위치를 사진에 표시해 최적의 인명대피유도가 가능하며, 비상소화장치 등 소방용수시설의 전체 위치를 표시해 신속한 용수 활용에 도움이 된다.
‘제3의 눈’ 자료는 서초소방서 전체 출동차량의 태블릿 PC에 탑재 완료했으며, 소방재난본부 내부시스템인 종합재난관리시스템 소방안전지도에도 탑재해 신속·정확한 현장 활동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서초소방서는 이번에 개발된 드론 소방안전대책 자료뿐만 아니라 산악지역 조난자 탐색, 산불화재, 지휘통제용 등 각종 재난현장에서 드론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육상의 한계를 극복해 보다 현장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어지휘부와 출동대원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23일 오후 5시 20분께 서초구 내곡동에 한 비닐하우스 단지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5동이 되는 비닐하우스는 비닐 등 독성물질이 많은데다 쉽게 큰 화재로 번지기 쉬우며, 비닐하우스 옆에 주유소가 자리잡고 있어 자칫 큰 화재 피해가 우려됐다.
이 지역은 평소 사람이 많이 살고 불법 주차 등으로 출동로 확보가 쉽지 않지만, 서초소방서는 드론안전대책을 활용해 다행히 소방관들의 일사불란한 대처로 인명피해 없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드론 소방안전대책 자료를 활용해 재난현장의 사각지대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신속한 인명구조는 물론 재산 손실을 최소화하는데도 기여할 것”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재난대응정책을 추진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도봉구 119특수구조단에서 드론 전문 소방대원이 고층건물의 화재 인명구조 등에 대비해 드론을 활용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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