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7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공동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9일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앞둔 가운데 야3당 단일대오를 공고히 하는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의 투표 참여도 독려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6일 국회에서 야3당 대표회동을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국민의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에 야3당 공동 규탄대회를 제안키로 결정한 바 있다.
회동 결과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야3당 공동 결의대회가 (민주당·정의당이 주장해온) 합동 의원총회보다 더 센 것으로 더 높은 수준에서 합의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취임 전인 지난달 30일 당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놓고 “처음으로 조기퇴진 의사를 밝힌 것은 평가해야 한다. (박 대통령) 퇴진 일정을 국회가 논의하자”는 말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른바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위원회의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수차례에 걸쳐 “박 대통령 탄핵이라는 목표 앞에서는 흔들림 없는 굳건한 공조를 해야 한다”며 야3당 공동행보에 흔들림 없이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며 출구찾기에 나섰지만 야당의 탄핵안 표결 방침에는 지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탄핵안 처리 불가피론’도 야당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새누리당 내 비박(박근혜)·친박계를 막론하고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안에 찬성하는 숫자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야3당 대표들은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자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점에도 뜻을 같이 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의 소환조사에 대해 ‘필요성이 있으면 부르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기록을 넘겨받는 등 본격 수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도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이 “당연히 수사대상에 들어간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우 원내대표는 김 전 실장이 7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별도 일정을 정해 '김기춘 청문회'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만나 이 같은 내용에 공감대를 이뤘다”며 “내일 (김 전 실장의) 답변 태도가 중요하다. 내일 출석하지 않으면 반드시 (청문회를 추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과 함께 우 전 수석도 7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장기간 집을 비우며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지 않는 방법으로 출석을 회피하고 있다.
아울러 야3당 대표들은 9일 박 대통령 탄핵 일정 후에도 국정쇄신과 안정화를 위한 야권 공조를 이어간다는 점에도 의견을 모았다. 다만 탄핵 이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오늘은 정국안정화 해법이 탄핵안 가결임을 확인하는 자리였으며 탄핵안 가결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말로 갈음했다. 야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탄핵안 가결 성공여부와 이후 국정책임자 등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의 언급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 하에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동철 신임 비대위원장의 상견례를 겸해 열린 이날 야3당 대표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시작 전 발언에서 추 대표와 심 상임대표를 향해 “경험이 풍부한 두 여성 지도자와 함께하니 주눅이 든다. 앞으로 많이 지도편달 해달라”며 자세를 낮췄다. 추미애·심상정 대표도 “위원장 취임을 축하하며 압도적인 탄핵 가결과 이후 헌정질서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야권공조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왼쪽부터)가 6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야3당 대표회동 전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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