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기간을 놓쳐 상속 빛을 떠안는 서민을 줄이고자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와 서울 성북구가 손을 잡았다. 서울시복지재단 산하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이하 공익법센터)는 7일 성북구와 ‘빚의 대물림 방지를 위한 원스톱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정승인·상속포기 법률지원 업무를 시작한다.
현행법은 부모 등 가족의 빚을 물려받지 않으려면 사망일로부터 3개월 안에 법원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신청을 해야하지만, 이를 알지 못하거나 장례를 치르느라 경황이 없어 신청기간을 놓치고 부모 등 가족의 빚을 물려받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빚보다 재산이 많은 경우는 문제되지 않지만 취약계층의 경우 대부분 빚이 더 많기 때문에 빈곤을 대물림하는 피해를 입게 된다.
상속포기는 사망인의 재산과 빚을 모두 상속받지 않는 것이며, 한정승인은 사망인으로부터 물려받을 재산이 있으면 그 범위에서 빚을 떠안는 것이다. 기존에 정부에서 운영하는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부채를 발견하더라도 별도로 법원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안내만 하는데 그쳐 실질적인 빚의 대물림 방지에 한계가 있었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사망자의 주민등록 주소지에서 사망신고와 함께 신청하면 금융재산(채무 포함), 토지 소유, 자동차 소유, 국세, 지방세, 국민연금 가입 여부 등 6가지 상속재산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절차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성북구 관내 동주민센터는 사망신고를 접수받는 과정에서 신고자가 취약계층인 경우 새롭게 시행되는 ‘빚의 대물림 방지를 위한 원스톱서비스’를 안내한다. 특히, 사망인의 부채 조회 후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익법센터에 바로 연결해 대리신청 등 법률지원 서비스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가 단순한 상속재산 정보 제공에 그쳤다면, 성북구와 공익법센터가 진행하는 빚의 대물림 방지 원스톱서비스는 법률정보가 부족한 저소득층 대신 동주민센터와 공익법센터가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점이다.
공익법센터는 성북구와의 시범 사업 후 현장 수요와 호응도 등을 분석해 취약계층 대상 한정승인, 상속포기 원스톱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가영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그동안 공익법센터에서 취약계층 한정승인을 대신 지원했는데, 이러한 절차를 정확히 알지 못해 신청 기간을 지난 후에야 센터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잘 알지 못하거나 법률 절차의 복잡함 때문에 빚을 상속받고 망연자실해 하는 취약계층이 없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가정법원에서 열린 상속포기 재판 안내문.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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