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반차내고 국회로’…시민 10만명 국회 압박
“압도적 찬성으로 탄핵” 요구, 8~9일 국회 정문 앞 집회
2016-12-08 15:01:22 2016-12-08 15:01:22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232만명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시민들이 탄핵소추안을 다룰 국회 압박에 나섰다.
 
8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에 따르면 이날 오후 7~11시, 9일 오후 1시30분부터 국회 본회의 폐회 시까지 1·2차 ‘박근혜 즉각 퇴진 응답하라 국회 비상국민행동 국회광장 주권자 시국대토론’을 연다.
 
당초 퇴진행동은 장소로 국회 본관 앞을 추진했지만,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내부 집회 불가, 국회 앞 집회 보장’ 방침을 밝히면서 국회 정문 앞이 유력하다.
 
이번 집회는 현 정국이 정치권 주도가 아닌 시민들의 힘으로 지금까지 진행된 만큼 탄핵안 가결을 단순히 정치권에만 맡기지 않고 시민의 힘으로 이뤄내겠다는 취지다.
 
국회는 9일 오후 2시 열리는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다룰 예정으로, 야권은 의원 총사퇴를 내걸고 배수의 진을 쳤다.
 
하지만, 재적 의원 2/3에 해당하는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되는 만큼 탄핵 가결을 쉽게 단언할 수 없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퇴진행동은 ‘세월호 7시간 삭제’, ‘4월 퇴진’, ‘명예 퇴진’, ‘질서있는 퇴진’ 등 시민들의 즉각 퇴진 요구와 동떨어진 논의들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국회 압박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압박을 통해 정당·계파 구분 없이 압도적인 가결을 이뤄내야 이후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여섯 차례의 주말 촛불집회 이후 평일에는 처음으로 대대적인 시민 참여 속에 이뤄지며, 퇴진행동은 8~9일 집회 참가자 수가 연인원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퇴진행동은 8일 저녁 1차 집회는 수천명 수준, 탄핵 당일인 9일 2차 집회는 수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일 대낮 집회에 10만여명의 시민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평일 저녁과 대낮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해 퇴근·연차·반차 등의 방법으로 시간을 내고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이 줄지어 국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인 김제동 씨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말 촛불집회와 같은 방식으로 정해진 연사 없이 시민들이 자유발언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당위성을 주장한다.
 
퇴진행동과 뜻을 같이 하는 전국의 16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번 집회 역시 힘을 모으며, 단체 소속 여부와 상관없이 개인 자격으로도 참여 가능하다.
 
시국 대토론이외에도 기도회·만장행렬·가두행진·문화제 등이 자유롭게 열리면서 국회에 시민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게 된다.
 
300명에 달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실질적인 압박을 하기 위해 시민들은 이미 방문·전화·문자·SNS 등으로 수단을 가리지 않고 탄핵 가결을 요구하고 있다.
 
퇴진행동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정치적 계산이나 술수로 진실규명을 방해하거나, 탄핵안을 부결시키려는 자들, 즉각퇴진을 요구하는 국민과 함께하지 않는 자들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우왕좌왕하던 정치인들이 탄핵투표를 앞두게 된 것은 촛불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즉각 퇴진과 잘못된 권력을 처벌하기 위해 촛불은 계속 타오를 것”이라며 “8일과 9일 여의도에서 만납시다”라고 덧붙였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퇴진행동은 곧바로 정치권에 박 대통령 즉각 퇴진 촉구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며, 10일 촛불집회는 탄핵안 가결 여부와 상관없이 열린다.
 
퇴진행동은 탄핵이 결정되면 박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탄핵이 부결되면 이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7차 촛불집회는 오후 4시 청와대 포위 행진, 6시 본대회, 7시30분 2차 청와대 포위 행진 순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8~9일 집회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직접 전달해 반드시 탄핵을 압도적으로 이뤄낼 것”이라며 “9일은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로 기획하지 않아도 전국에서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각 국회의원들에게 탄핵안 찬성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압도적 탄핵 가결을 시작으로 즉시 퇴진을 요구하는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당직자들이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서 촛불로 ‘탄핵’이라는 글씨를 만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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