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처리된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내일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표결해야 한다”며 “각 교섭단체는 내일 탄핵소추안 표결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탄핵안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 야3당 원내대표가 지난 3일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 탄핵안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핵심 쟁점인 뇌물죄와 함께 세월호 참사 부실대응으로 헌법에 보장된 국민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탄핵안은 절차에 따라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회는 9일 탄핵안에 대한 표결·처리한다.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통과하기 위한 의결정족수는 200명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과 정세균 의장을 포함한 야당 성향의 무소속,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을 모두 찬성표로 전제하면 새누리당에서 최소 28표가 나와야 한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최소 30표, 최대 45표의 찬성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친박(박근혜)계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지만 무기명 투표에서 찬성을 던질 가능성이 높은 의원들이 최대 10명 안팎으로 꼽힌다.
야3당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철야 농성을 이어가며 비박(박근혜)계 등 새누리당 의원들을 압박, 찬성표를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소속 의원 전원이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하고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이를 제출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정의당도 탄핵안 부결시 의원직 총사퇴 입장을 밝혔다. 한 발 더 나아가 20대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권이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표 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탄핵안 가결에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이날 막판 찬성표가 이탈하는 것을 막는데 주력했다. 비주류 의원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야당이 탄핵안에서 ‘세월호 7시간’ 대목을 제외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탄핵안 표결에 동참해 찬성표를 던진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세월호 7시간’을 탄핵안에서 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양당은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을 탄핵소추사유로 포함한 것을 놓고 누가 먼저 넣었는지에 대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저지에 나선 새누리당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은 반대표 확보를 위한 물밑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나서 찬반 결정을 하지 못한 중립성향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반대표를 행사해달라고 부탁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국회의장은 탄핵안 표결이 진행되는 9일 일반인들의 국회 경내 출입을 일부 제한하되 국회 앞에서의 평화적 집회는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경찰 차벽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는 당일 본회의장 내 정당별로 100석을 할당해 일반인들의 본회의 참관을 허용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쓰인 종이를 자리에 붙이고 본회의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