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기업 최고경영자(CEO) 절반가량이 내년 긴축경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부터 6년째 긴축경영 기조를 유지하게 되면서, 국가경제에 드리운 암운도 한층 짙어졌다. 동시에 대내외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3%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8일 국내 기업 259개사를 대상으로 ‘2017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9.5%가 ‘긴축경영’ 계획을 택했다고 밝혔다. '현상유지'는 30.7%, '확대경영'은 19.8%로 조사됐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긴축경영'을 답한 비율은 300인 이상 대기업이 60.5%로, 300인 미만 기업(42.9%)보다 높게 나타났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3%로 전망했다. 국내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2.4~3.0%)보다 낮았다. 경영환경의 주된 애로요인으로는 '정치·사회 불안'이 24.6%로 가장 높았다. 미국 대선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탄핵정국 등 국내외 정치 불안이 기업들 심리를 악화시켰다. 이어 '민간소비 부진'(21.1%), '기업투자심리 위축'(14.6%), '보호무역 강화'(12.9%), '중국경제 둔화'(12.3%) 순이었다.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이 보호무역으로 경제 기조를 강화하면서 수출기업들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졌다.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 최고경영자들은 구체적인 긴축경영 방안으로 '인력부문 경영합리화'(32.7%), '전사적 원가절감'(22.1%), '사업부문 구조조정'(17.3%)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인력부문 경영합리화'를 긴축경영 방안으로 제시한 기업들은 '조직개편'(41.9%), '인원감축'(22.6%), '임금조정'(16.1%) 등을 시행할 방침이라 임직원들에게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내년도 투자와 고용계획 역시 보수적으로 제시됐다. 투자계획에 대해 39.6%가 '축소', 33.3%가 '유지'로 답한 반면 '확대'는 27.1%에 그쳤다. 채용 규모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46.2%로 가장 높았고, '축소' 역시 35.8%로 대등한 비중을 보였다. 반면 '확대'는 18.0%에 불과해 고용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투자와 채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낙수효과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국내경기 회복은 2019년 이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47.1%가 '2019년 이후' 국내경기의 회복을 점쳤다. 반면 2017년에 회복할 것이라는 응답은 12.8%에 불과했다. 현재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81.5%가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했다.
한편, 가장 선호하는 차기 대통령 유형으로는 '사회통합형'(33.1%)이 첫 손에 꼽혔다. 이어 '성장지향형'(26.5%), '개혁추구형'(21.7%), '안정중시형'(16.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개혁 추구형’ 응답은 6.3%에 불과했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21.7%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차기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덕목으로는 응답자의 43.4%가 '소통 및 화합'을 꼽았다. '도덕성과 청렴성'(28.3%), '강력한 리더쉽'(21.4%), '개혁성'(6.9%) 등도 차기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제시됐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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