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상습적·악의적 임금체납 사업주에 대해 검찰이 구속수사를 늘리고, 실질적 피해 복구도 도울 방침이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정점식 검사장)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 생활 보호를 위해 체납임금 관련 근로자 보호 대책을 수립·시행했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검찰은 임금체납 사건의 벌금액이 체납액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상습적으로 체납하거나 임금 지급 여력이 있는데도 고의로 재산을 은닉한 사업주에 대해 구속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21명을 구속했다. 앞으로 1억원 이상의 상습·악의적 임금체납이나 임금체납 금액이 많지 않더라도 재산 은닉 등 체납 경위가 불량한 경우 등에 대해 구속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임금체납 사건이 소액 벌금 처분으로 종결되는 것은 근로자와 사업주 누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아래 기소 전 형사조정제도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사전 피해구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기소하는 때에도 재판 과정에서 근로자가 체불임금을 보전받는 기회를 주기 위해 사업주를 법정에 출석시키는 정식재판 회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미 기소중지된 임금체납 사건도 다시 일제 점검을 진행해 사업주의 소재를 철저하게 추적하고, 체불임금 청산의 기회를 줘 피해 근로자의 권리구제에도 힘쓸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사업주의 도주나 잠적으로 기소중지되는 임금체납 사건이 전체의 24.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 조사를 보면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인해 지난해 체납임금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 9.95% 증가하는 등 역대 최대인 1조42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 관계자는 "임금은 근로자의 유일한 생계 수단으로 임금체납은 근로자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임에도 일부 사용자는 체납임금을 갚지 않고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의식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연도별 임금체납액 발생 현황(출처: 고용노동부). 사진/대검찰청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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