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외환위기 수준으로 '뚝'
1분기 BSI 68, 전분기 대비 18포인트 급락…보수경영 한목소리, 구조조정도 병행
2017-01-09 15:25:52 2017-01-09 15:25:52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내 제조업체의 새해 체감경기가 끝내 외환위기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이에 기업 절반가량이 올해 경영기조를 구조조정을 포함해 보수적으로 설정, 가계로까지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주요 경제주체인 기업과 가계의 시름이 한층 깊어졌다.
 
(그림제작=뉴스토마토)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최근 2400여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2017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분기(68) 대비 18포인트 급락한 6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도(61~75)와 비슷한 수치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체감경기가 악화된 이유에 대해 우선 대내적 요인으로 '정치갈등에 따른 사회혼란'(40.0%)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자금조달 어려움'(39.2%), '기업관련 규제'(31.6%), '소득 양극화'(10.8%) 등의 순이었다. 대외적 요인으로는 '중국 성장률 둔화'(42.4%), '전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32.3%),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28.4%), '환율변동성 확대'(24.0%) 등이 꼽혔다. 
 
대한상의는 "수출과 내수 동반침체로 2010년 18.5% 수준이던 제조업 매출증가율이 지난해 마이너스 3.0%까지 떨어졌다"며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 브레이크 등으로 자금난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못해 기업 절반 이상이 새해 경영방침으로 보수적 기조를 제시했다. 제조업체의 절반가량(50.6%)이 '보수경영 기조'를 밝힌 가운데, 이들은 '현 상태 사업유지'(65.1%), '기존 사업 구조조정'(17.5%), '대외 리스크 관리'(17.4%) 등을 올해 중점 경영목표로 설정했다. 
 
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위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년실업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49.6%가 '지난해보다 채용을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는 응답은 27.7%에 불과했다. 또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기업도 전체의 22.7%에 달했다. 올해 시급한 정책과제로는 '소비심리 회복'(55.7%)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화'(41.6%), '정치갈등 해소'(36.3%), '규제개선'(33.0%)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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