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대통령 경선 규칙을 논의하기 위한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의를 열고, 대선후보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신속하게 경선 규칙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추미애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설 연휴 전 예비후보 등록’을 언급한 만큼 이르면 이달 말 경선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헌당규강령정책위회의에서 각 대선주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경선룰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추 대표는 “각 후보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경선이 되도록 하겠다”며 “당은 공정하고 투명한 후보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각 후보들 역시 당의 화합과 대선 승리를 함께 한다는 자세로 임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장을 맡은 양승조 의원도 이날 경선 규칙에 대한 원칙을 밝혔다. 양 의원은 향후 경선 규칙과 관련해 “후보자들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특히 세가 약하다고 평가되는 분들의 의견이 반영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이어 “역동적인 경선이 필요하다”면서 “민주적인 경선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역동적 경선이 되도록 룰을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공정성”이라며 “공정한 경선룰을 만들겠다. 신중하면서도 신속한 결정을 하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를 통해 오는 11일에 당내 각 대선주자들의 대리인을 불러 경선룰에 관한 캠프별 의견을 듣기로 결정했다. 양승조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11일) 오전 9시에 우리 위원들을 모시고 (경선룰) 예상쟁점에 대해 1차적으로 토론을 하고, 11시 정도에는 후보자들의 대리인을 모시고 경선에 임하는 그분들의 입장을 듣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국민참여경선 비율, 모바일 투표, 결선투표제 도입 등이 경선룰 논의의 쟁점사항으로 꼽힌다. 특히 모바일 투표의 경우 온라인 팬클럽 층이 두터운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계에 유리하다고 분석되는 만큼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이 경선룰 논의를 당에 사실상 ‘백지위임’한 가운데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민주당 대권주자들이 모바일 투표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각 대선주자들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경선룰 확정까지 진통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문 전 대표는 “경선룰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경선룰 논의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도 전날 “경선룰은 일반적인 철학과 상식선에서 당 지도부가 결정하게 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대선후보 경선룰과 관련해 “시간도 짧고 하니 2~3000명을 뽑아 후보들이 연설하고 토론한 다음 투표하는 숙의배심원제를 도입하면 경선이 더 역동적으로 될 것”이라며 숙의배심원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지금 국민들은 어떻게 하면 국가적 위기를 타도하고 새로운 과제를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우려와 요구를 하고 있는데, 경선룰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당의 본격적인 경선룰 논의를 우려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개헌 저지 보고서’ 논란과 관련해 당 경선 관리의 공정성 역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도 당내 일부 대선주자들을 통해 개헌 저지 보고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김부겸 의원은 논평을 통해 “많은 대권주자들과 의원들이 보고서의 편파성을 비판하고 있으면, 당 지도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순리”라며 “이번 사태에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인사들에 대한 문책이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른 논란이 재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시장도 “특정정파에 의한 독단적인 당 운영에 대한 심각한 문제”라며 “한 정파가 당을 독점하고 점거하는 패권주의적 당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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