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작년 주택거래량이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지난 2014년 이후 3년 연속 1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신규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저금리와 전세난으로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이 크게 증가한 이유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집값의 상당액을 대출로 충당한 경우가 주를 이루면서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집값 하락마저 예상돼 부채의 질 악화, 깡통주택 속출도 우려된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연간 주택매매거래량은 105만3069건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거래량을 기록해던 작년 119만4000여건과 비교하면 11.8%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 모두 전년보다 각각 7.1%, 16.7% 줄어든 56만8262건, 48만4807건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5년 평균 95만3000여건보다는 10.4%나 많은 수준이며, 지난 2014년(100만여건) 이후 3년 연속 100만건을 넘어섰다.
최근 2~3년 사이 새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면서 손바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세종은 최근 5년 평균 거래량과 비교해 2배 가까운 94.4%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신규 택지지구에서 대규모 공급이 계속된 경기 역시 23.8%가 늘었으며, 부산도 15.7%가 증가했다.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로 인한 기존 단지들에서의 실수요자 내집 마련도 지속됐다. 마곡지구 이후 택지지구 공급이 부족한 서울의 경우 예년보다 56.7%나 많은 21만건이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 3년 동안 주택거래가 1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 올해 주택가격 하락이 예상돼 향후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주택시장에서 대규모 매매 거래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작년 1분기 1223조7000억원 수준이던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3분기 1295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작년 4분기 이미 1300조원이 넘어섰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등에서는 올해 말 가계부채가 146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주택 구입 시 대출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반영할 때, 가계대출 증가의 상당 부분이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차지한다"이라며 "정부가 최근 DTI(총부채상환비율)에서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로 전환하는 등 대출을 통한 주택시장 옥죄기에 나선 것도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DSR은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개인의 상환 비율에 포함해 상환 부담을 DTI보다 높인 것이다. 이자 및 원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시장 하락 시 가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주택의 절대가격 하락 자체보다도 향후 상승 전환이 힘들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며 "빚을 통한 집사기에 나선 수요자들이 가격 하락, 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매도에 나서도 구입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게 될 경우 빚만 더 늘게 된다. 매도해도 대출원금과 이자부담액보다 적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해 주택시장은 정부 산하기관은 한국감정원 마저 소폭(0.2%)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등 침체를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보다 낙폭이 더 큰 0.8% 하락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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