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검찰 소환 전 안종범 전 수석 측으로부터 대응문건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문건에는 검찰 예상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과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 내용 일부가 기재돼 있었다.
노 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4일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안 전 수석 보좌관으로부터 김필승 이사가 2장짜리 문건을 받았다”며 “이 문건에는 미르재단 직원들과 정동구 초대 K스포츠재단 이사장의 검찰 진술 내용이 간략히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응문건에는 질문에 ‘기억 안 난다’, ‘모르겠다’로 답변을 지시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지난해 10월26일 검찰 소환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면 문건이 청와대로 올라갈 것으로 생각해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증인으로 나온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K스포츠재단을 만든 사람은 대통령으로 판단했다”며 “최 씨가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재단) 인사 문제에 협력한 거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측이 ‘재단을 만든 사람을 대통령으로 판단한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당시 국정과제가 문화융성과 한류 세계화라는 것이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다”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기업들로부터 기금을 출연받아 만든 재단이라고 알고 있었으며, ‘이 정도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 권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정 전 이사장은 “최씨가 단독으로 전경련을 통해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을 수 있다고는 생각 안 한다”고 밝혔다.
또 재단 중요결정에 대해선 최씨의 지시를 받고 안 전 수석이 확인하는 방식의 ‘하모니’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는 “두 사람이 감사 해임 건에 대해 한목소리로 얘기했으며, 확인해준 내용이 거의 일치했다”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은 ‘비선 실세’ 최씨가 자신의 이권을 위해 설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일부 공모자를 추가하고 범행 혐의를 수정한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제7차 공판이 열린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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